입력 : 2025.06.23 06:00
[건설사 기상도] 요즘 건설사 다 어렵다더니…KCC건설 실적 유독 활황인 이유
[땅집고] KCC건설이 지난해 영업이익 6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넘는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289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중견건설사 내부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KCC건설은 유독 호실적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땅집고] KCC건설이 지난해 영업이익 6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넘는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289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중견건설사 내부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KCC건설은 유독 호실적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체급 비슷한 중견건설사 다 위기인데…KCC건설 실적은 호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8270억원, 영업이익 6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3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1조9096억원)은은 4.3% 정도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181억원)은 오히려 356%나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이어 KCC건설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495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64.7% 각각 끌어올린 수치다.
KCC건설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25위인 중견 건설사다. 2022년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경기 불황에 굵직한 건설사마다 PF대출 이자 급등, 미분양 폭탄 등 리스크를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건설사 중에선 24위인 태영건설을 비롯해 19위 코오롱글로벌, 20위 금호건설, 36위 HJ중공업 등이 자금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체급이 비슷한 KCC건설은 유독 실적 호황을 자랑하고 있어 크게 대조되는 상황이다.
■경기 덜 타는 비주택에 집중…아파트 분양은 딱 1곳, 수주도 아예 안해
비결이 뭘까. 애초에 KCC건설의 포트폴리오가 토목·건축사업 위주라, 아파트 사업으로 매출 대부분을 채워온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부동산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KCC건설이 지난해 계약을 체결한 공사를 보면 관급 부문이 총 4건으로 ▲광교~호매실 2공구 건설 ▲강릉~제진철도건설 등이며, 민간 공사는 총 5건 중 2건이 업무시설이다. 우리은행이 발주한 760억원 규모 성수동 스틱 업무시설과, 1437억원 규모 수서 역세권 4블록 업무시설이 포함됐다. 나머지 프로젝트 역시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신축공사(1782억원) ▲500KV 동해안 변환소(1253억원) ▲KCC 전주1공장 AMB 1차 증설 플랜트(602억원) 등 비(非) 주택이었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분양한 단지가 대전시 중구 ‘대전 르에브 스위첸’(1278가구) 한 곳 뿐이며, 신규 수주한 공사 역시 한 건도 없다.
이런 가운데 원가율 개선에도 성공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2023년까지만 해도 95%를 돌파했던 매출원가율을 지난해 89% 수준까지 줄인 것. 경영진 측에선 원가율을 낮추기 위해 공사비 등락에 따른 영향이 취약한 민간공사 대신 관급공사를 따내는데 집중하고, 수주한 뒤 계약상 원가 등 관련 항목을 철저하게 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분에 2024년 한 해 동안 매출(1조8270억원)이 전년 대비 4.3%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646억원)은 되레 3.5배 뛰는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올해 KCC건설의 수주 목표는 관계사를 제외하고 토목 분야에서 1조500억원, 건축에선 1조 4927억원을 합해 총 2조5427억원 규모다. 현재 성장세에 발맞춰 수익성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그동안 토목·인프라 분야에서 쌓아온 실적으로 업무시설 등 비주택 부문 수주고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의 경우 6월 중 김포 고촌읍에 ‘오퍼스 한강 스위첸’을 분양할 예정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