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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도시에서 지옥의 지주택인데"…대구 최고가 아파트로 등극한 이유

    입력 : 2025.06.21 06:00

    ‘미분양 무덤’ 대구에서 국평 16억2500만원
    지주택 아파트임에도 학군지 입지로 사업 추진 원동력

    [땅집고]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서울급’ 집값을 기록하는 아파트가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문제로 ‘원수에게나 권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지어진 아파트임에도 최고의 위치에 자리잡은 덕분이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 범어' 단지 모습./카카오맵

    조선일보 AI부동산(☞바로가기)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 범어’(☞단지정보 알아보기)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20일1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1년 3월 전고점(17억원) 대비 낮은 금액이지만, 지난 4월 24일 14억3000만원 대비 2억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6층, 5개동 414가구 규모의 이 단지 최근 실거래 매매가격은 3.3㎡(1평)당 평균 4539만원이다. 최고가를 기준으로 하면 약 4924만원에 달한다. 범어동은 물론이고 수성구 전체에서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서울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당 4510만원이었다. 최고가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성동구(평당 4998만원) 평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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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분양으로 시름하는 대구의 상황을 고려하면 힐스테이트 범어는 단연 지역의 대장 아파트로 평가할수 있다. 대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만 가구 이상의 주택이 단기간에 공급되며 대량의 미분양 사태를 겪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22년 한때 미분양 물량이 최고 1만4000가구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최근 감소했으나,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많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9065가구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3776가구에 달한다

    ‘지옥주택’으로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은 지주택 사업의 성공 사례로도 유명하다. 2015년 ‘범어현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며 추진된 사업으로 건립된 아파트다. 2016년 지주택 조합이 설립돼 조합원 모집과 토지 매입을 시작한지 1년여만인 2017년 9월 사업계획 승인이 났다. 2018년 8월 착공 후 2020년 12월 입주했다.

    지주택 사업으로는 이례적인 속도였다. 인근 거주민들이 공동주택 건립을 목적으로 조합을 설립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일반적인 정비사업과 달리 일정 구역을 임의로 정해 조합원들을 모집해 모은 자금으로 땅을 매입해 추진한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토지 미확보, 조합원 추가 모집, 분양가 허위 홍보,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추가분담금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힐스테이트 범어 역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 가입 자격에 대한 혼동으로 인한 조합원 편법모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 범어' 위치도./네이버지도

    ‘대구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범어동이라는 입지가 사업 초기부터 부각돼 높은 관심을 끌었다. 좌초되거나 오랜 기간 표류하는 다른 사업장과 달리 안정적인 사업 진행의 원동력이 됐다.

    이 단지는 범어동 대구 2호선 수성구청역 인근 학원가 한복판에 위치한다. 단지 내 상가에도 다수의 학원이 입점해있다. 또 대구 최고의 학군으로 불리는 경신중, 경신고가 단지 남측에 인접해 있어 통학하는 데도 수월하다.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은 학부모들에게는 최적의 입지다.

    한 정거장 거리의 범어역 초역세권에 지어진 ‘수성범어W’ 역시 지주택 사업으로 건립됐다. 2015년 처음 사업이 추진돼 2023년 12월 입주했다. 지하 4층~지상 최고 59층, 5개동 아파트 1340가구, 오피스텔 528실 규모 주상복합 단지다. 이 단지 84㎡는 지난 6월 3일 14억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범어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품성 측면에서 뛰어난 다른 신축 아파트들이 이제는 많이 생겼음에도 힐스테이트 범어는 당분간 대구의 대장주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범어동 내에서도 최고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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