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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피눈물로 외국인 배 불린다" ESR켄달리츠, 불장에 주가 폭락한 이유

입력 : 2025.06.20 09:32 | 수정 : 2025.06.20 10:46

ESR켄달스퀘어리츠, 1500억원 유상증자 추진
투자자들 “기존 주주 말살하나”
작년 1등 상장리츠, 주가 신저가로 몰락

[땅집고] “주주를 말살하는군요.” “기존 주주의 눈물로 신규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다니요.” “이제 그만 내리고 싶습니다.”

[땅집고]ESR켄달스퀘어리츠가 보유한 수도권 물류센터. /ESR켄달스퀘어리츠

상장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이자 지난해 리츠 주가 수익률 1위를 기록한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지난달 초 1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리추 주가가 연일 고꾸라지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17일 코스피시장에서 종가기준 4190원까지 하락하며 전날보다 주가가 2.9% 곤두박질쳤다. 올들어 최저가를 기록했다.

■ ESR켄달스퀘어리츠, 천안물류센터 편입에 1500억원 유상증자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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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천안물류센터 자산을 편입하기 위해 신주를 시장가보다 4% 할인된 가격인 1주당 4575원에 발행해 총 1500억원을 조달하는 내용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유상증자 대금으로 900억원의 천안물류센터를 편입하고,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으로 최종 신주 발행가액을 공시하고 다음달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뒤 증자한 신주를 상장한다.

[땅집고]ESR켄달스퀘어리츠 올해 주가. /네이버페이

천안물류센터는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100% 임차인으로 있는 물류센터로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보유하던 자산이다. 펀드에는 캐나다연기금(CCP Investments)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가 캐나다연기금과 ESR켄달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던 물류 자산을 리츠로 편입해 현금화하는 과정이어서 캐나다연기금의 자사 현금화 수단으로 리츠가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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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상증자로 리츠 주식 수는 기존 대비 15%가량 늘어난다. 다만 유상증자로 기존 투자 주주의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연일 떨어지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2021년 공모가 5000원으로 상장해 지난 1년간 최고 531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발표시점인 지난 5월초부터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해 17일 기준 4190원(공모가 대비 -16% 하락)까지 떨어졌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2020년 12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최초의 순수 물류 전문 리츠로 물류센터 개발·운용 경험이 풍부한 ESR그룹의 자회사인 ESR켄달스퀘어가 스폰서다. 안정적인 자산 취득 및 운용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물류 자산 임차인의 50% 이상이 이커머스 1위 업체 쿠팡으로 알려졌다. 또 리츠의 최대 주주가 캐나다연기금(CCP Investments)으로 약 24.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SR켄달스퀘어 및 운용회사도 6~10%대 지분을 보유중이다.

지난해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상장리츠 중 배당을 포함한 총 수익률이 41%로 상장리츠 중 1위를 기록했고, 투자자도 많이 몰렸다. 하지만 유상증자 발표 시점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선 “뒤통수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불장에 신저가라니…” 주주들 대반발

리츠의 유상증자는 새로운 자산을 편입할 때 불가피한 수단으로 쓰인다. 차입 없이 우량 자산을 리츠에 담고 그 자산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을 배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유증을 하기 위해 새로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줄어들게 되고,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 주주의 수익률이 희석된다는 단점이 있다. 공급 폭탄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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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리츠 시장은 하반기에만 1조원 가까운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주가가 대거 조정됐다. 국내 상장된 주요 대기업 스폰서 리츠인 롯데리츠, 한화리츠 등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 이상 떨어졌는데, 한화리츠, 롯데리츠는 각각 4730억원, 1472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단 분석이다.

기존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발도 심해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지수 5000을 목표로 출범하며 연일 코스피 시장이 상승세인 가운데, 작년까지 순항하던 ESR켄달스퀘어리츠만 시장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불만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불장에 주가가 올해 신저가를 찍는 것이 말이 되느냐”, “캐나다연기금을 위한 증자다”, “기존 주주를 희생해 캐나다연기금의 출구 전략을 돕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상증자로 인해 배당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증권 리포트는 “15%의 증자 비율은 적지 않은 규모이고 대주주인 캐나다연기금의 참여 여부가 관건이겠으나 지난해 업계에 1조원대 유상증자가 이어진 이후 올해는 신중하게 진행되고 올해에는 업계 최초의 유상증자”라며 “주식 수 증가에도 기당 137~138원의 배당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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