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18 11:27
[기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 시장에 추측과 불안감 확산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땅집고] 조기 대선을 통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 조짐에 직면했다. 3월 강남 3구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으로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듯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다시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대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입주 가능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땅집고] 조기 대선을 통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 조짐에 직면했다. 3월 강남 3구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으로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듯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다시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대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입주 가능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 공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연일 신고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주재로 부동산 시장 점검 TF 회의를 개최하고, 대통령 주재 회의까지 검토했으나 돌연 취소하는 등 정책 방향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16일에는 주요 금융기관과의 회의를 통해 가계대출 자율 관리를 요청하며, 일단 대출을 통한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시도를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각종 루머가 확산되고, 국토부 홈페이지의 인기 검색어 1위가 ‘조정대상지역’이 될 정도로 수요자들은 규제 가능성을 의식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당국의 움직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거래가 인기 지역의 특정 단지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도 심각하다. 동(面) 단위가 아닌 단지(點) 단위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주간 부동산 지표상으로는 이미 과열 구간에 진입해 정부로서는 대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집값 상승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선 공급 절벽 현상이 뚜렷하다. 실수요자들은 그간 공급 부족 경고를 수차례 들어왔고, 주요 입주장이 마무리됨에 따라 하반기 가격 상승을 우려해 매수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 여건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서둘러 주택을 매입하는 움직임도 가세했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학습 효과다.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집값이 오른다”는 신념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조기대선까지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일제히 매수로 돌아서 5~6월 서울 거래량이 3월 토지허가제 도입 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가 필요한 경제 여건임에도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회하는 상황에서도 부동산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이번 조기대선에서 부동산 공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점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후보 캠프가 부작용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한 결과로 보이나, 이로 인해 각종 인터뷰와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정책 방향을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루머와 추정이 난무하고 있다.
새 정부는 공급 부족과 양극화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위기와 지방 미분양까지 겹친 건설 경기를 회복시키면서도 집값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은 부족하고 금리는 하락할 전망인 가운데, 건설 경기 부양과 집값 안정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과 구도심 도시재생 사업(LH 순환개발)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1기 신도시 선도지구에도 관심을 보여온 만큼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공급 확대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기존 보도에서 여러번 언급한만큼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화라는 큰 방향성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공급 확대만으로는 단기간 내 매매가격 상승과 전세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입주 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과열 억제책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임기 초반에는 대출 규제 조정 등 금융 정책부터 시작해,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언급 되었으나 자율적인 대출규제 조정만으로 시장이 잠재워 지지 않을 경우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어떤 강도의 대책이 언제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 정부는 서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강남권 집중 상승을 마냥 방치할 수 없다. 적정한 입주 물량 공급을 통해 집값이 물가상승률 수준의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양극화 해소라는 과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아직 주요 보직 임명이 남아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 장관 등 핵심 인사 선임이 모두 마무리 되면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이 가늠 될 전망이다. /글=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