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13 16:00
[땅집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4년여 동안 보유하던 고급 주택을 올해 매각해 6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일대 부촌(富村)인 베버리힐스에 갖고 있던 고급주택을 2400만달러(약 330억원)에 매각했다.
이 주택은 2012년 준공한 총 1021㎡(약 309평) 규모 대저택이다. 침실 6개와 욕실 10개, 야외 라운지를 포함하며 주차대수가 6대나 된다. 과거 이마트가 미국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기업인 ‘굿푸드홀딩스’를 2018년 3075억원에 인수하면서 법인명을 ‘PK리테일홀딩스’로 변경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는데, 정 회장이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현지에 집을 마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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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이 이 주택을 매입한 시기는 2021년 10월이다. 당초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 재벌로 알려진 안 시난타가 보유하던 집을 정 회장이 1915만달러(약 263억)에 매입했다. 이후 3년 6개월 만인 올해 3월 정 회장이 주택을 2400만달러에 되팔면서 차익으로 485만달러(67억원)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과거 정 회장은 이 주택 대금을 납부할 당시 대출을 끼지 않고 전액 현금으로 지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번 매매로 얻은 차익 67억원 중 양도세 2만6400달러(약 3600만원) 외 기타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현금은 정 회장이 원하는 용도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현재 신세계그룹 경영 승계에 올해 안에 마무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주택을 매도해 추가로 얻은 자산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LA 주택을 매도하신 것은 맞다”면서 “이번 거래와 관련해 추가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따로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수장에 오른 뒤 모든 사업군을 혁신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 선두로 꼽히는 이마트·스타벅스 등 계열사에는 1위 기업 자리를 굳히는 전략을 펼치는 반면, 신세계건설 등 적자에 빠진 기업은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등이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로 7조2189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실적 개선이 두드려졌다는 평가다. 직전 분기인 2024년 4분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771억원이었는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 2017년 영업이익 1676억원을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마트가 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와 함께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하면서 공동 구매로 원가를 절감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점포 재단장으로 모객량 늘리기에 성공한것이 실적 반등의 비결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였던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실적이 부진해 반사이익까지 얻은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