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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만 132억' 철거 못 해 텅 빈 아파트, 공연장으로 변신했다고?

입력 : 2025.06.14 06:00

[땅집고] “재건축 직전 아파트가 밴드 공연장으로 변신하다니! 완전 힙하다!”

최근 록밴드 ‘솔루션스’가 콘서트장으로 유독 독특한 장소를 골라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다. 재건축을 앞두고 텅 빈 아파트 베란다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 ‘힙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 국내 밴드 역사상 가장 신선한 공연장 선정이라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 철거해 사라질 아파트를 사람들 기억에 남기는 독특한 방법이란 의견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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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으로 변신한 화제의 재건축 단지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아파트’다. 1968년 준공한 총 127가구 규모 단지다. 올해로 준공 58년째라 노후도가 심한 만큼 현재 홍제3구역으로 묶여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이주가 98% 이상 진행돼 텅 빈 상태로 현재 철거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솔루션스는 지난 7일 오후 7시부터 인왕아파트에서 단독 콘서트 ‘퓨처 펑크 스테이지’를 열었다. 각 멤버마다 아파트 1~2층 주택 거실 겸 베란다에 올라 악기를 연주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관객석은 아파트와 마주보고 있는 주차장을 활용했다. 총 600여명이 서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규모로 공간 경계에 울타리를 설치해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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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이 독특한 만큼 콘서트 홍보 포스터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형태로 제작했다. 한 쪽에는 인왕아파트의 모습을, 다른 한 쪽에는 전기 스파크가 튀는 듯한 이미지를 배치하는 등이다. 솔루션스 소속사 측은 재건축 아파트를 콘서트장으로 선정한 이유로 “지난해 파티형 기획 공연 시리즈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을 직접적으로 연결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에선 공간이 지닌 상징성과 실험성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왕아파트를 포함한 홍제3구역 재건축은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일대 2만7281㎡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3층, 10개동, 총 620가구 새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2010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22년 관리처분인가 받았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아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인왕아파트는 현재 철거를 앞두고 있긴 하지만 조합이 구역 내 자리잡은 무악재성당과 갈등을 겪고 있는 점이 사업 걸림돌로 꼽힌다. 성당이 홍제3구역 재건축 사업 초기부터 성당 부지를 유지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조합은 이 부지가 빠질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맞섰던 것.

조합 측은 “2024년 6월 무악재성당과 부속 토지 및 건물을 소유권 이전했고 교구의 강제집행정지 및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소송에서 승소했다”면서 “그런데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무악재성당을 계속 점유하며 사업 집행을 심각하게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항의했다.

무악재성당이 방을 뺄 기미를 보이지 않자 홍제3구역 조합은 이달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리국에 130억원대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에선 조합이 성당이 55억9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적혀있지만,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 금액보다 두 배 많은 132억5800만원을 주는 대신 하루 빨리 성당을 비워달라는 요청이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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