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08 16:04 | 수정 : 2025.06.08 16:17
[땅집고] 경북 구미시와 칠곡군의 경계에 들어선 한 아파트 단지가 입주 27년이 지나도록 ‘한 집 두 주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별·호수별 주소는 물론, 세대 내 방마다 행정구역이 엇갈리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주민 불편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인구수와 세수 확보를 둘러싼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얽히며 행정구역 조정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문제의 단지는 1999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오태지구 현진에버빌’이다. 구미시 오태동과 칠곡군 북삼읍 경계선 한가운데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적도상 경계가 단지를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이로 인해 101동과 104동 1호 라인은 구미시에, 102·103동과 104동 2~4호 라인은 칠곡군에 속한다. 동과 호수별로 행정구역이 달라 주소도 각각 ‘구미시 오태동’과 ‘칠곡군 북삼읍’으로 나뉜다.
문제의 단지는 1999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오태지구 현진에버빌’이다. 구미시 오태동과 칠곡군 북삼읍 경계선 한가운데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적도상 경계가 단지를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이로 인해 101동과 104동 1호 라인은 구미시에, 102·103동과 104동 2~4호 라인은 칠곡군에 속한다. 동과 호수별로 행정구역이 달라 주소도 각각 ‘구미시 오태동’과 ‘칠곡군 북삼읍’으로 나뉜다.

단지는 하나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채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행정구역은 서류상 구분에 불과할 뿐, 현실에서는 엘리베이터는 칠곡군 소속이고 주차장은 구미시 관할로 구분된다. 같은 세대 안에서도 안방은 칠곡군, 작은방은 구미시에 속하는 사례도 있다. 주민들은 “한 집 안에서도 방마다 주소가 다르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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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이 둘로 쪼개지면서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의 불편도 상당하다.칠곡군에 속하는 세대의 자녀는 단지에서 불과 300m 거리의 ‘오태초등학교’ 대신, 1.2㎞ 떨어진 ‘북삼초등학교’로 배정받는다. 생활권은 같지만 관할 지자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통학 거리와 시간이 두 배 이상 길어지는 셈이다.
불편은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에는 재산세나 주민세 등 세금이 중복 부과되는 경우가 있었고, 시·군별로 쓰레기봉투 규정이 달라 단지 내에서도 다른 봉투를 써야 했다. 지금은 대부분 칠곡군이 행정처리를 맡고, 쓰레기봉투도 단일화했지만, 주소지 이원화로 인한 혼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행정구역 조정을 위한 논의는 수차례 이뤄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구미시와 칠곡군은 각각 해당 단지의 인구수와 세수 확보를 포기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요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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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경계 문제로 인한 갈등은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다.수원시와 용인시의 경계에 있는 ‘청명센트레빌’이나,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시에 걸쳐 있는 ‘수락리버시티’도 수년째 같은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 단지는 하나인데, 지자체는 둘이기 때문에 주민만 피해를 떠안는 구조다./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