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05 14:33
송도 GTX-B 정차역 바로 옆 땅 14년째 방치
비닐하우스는 본격 사업 위한 가설건축물
2030년까지 완공하겠다지만…영업적자 상태
[땅집고] “송도 알짜 땅 싸게 받아가더니 14년째 개발도 안하고… 이젠 비닐하우스를 지어 경관까지 망치네요.”
앞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개통할 예정인 인천 연수구 송도동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초역세권 나대지에 최근 회색 비닐을 씌운 철제 구조물이 들어서 주민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형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주체는 이랜드리테일. 과거 이곳에 대형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하는 ‘이랜드 복합타운’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던 기업이다. 하지만 송도에서도 노른자땅으로 꼽히는 이 부지를 올해로 14년째 나대지로 방치하고 있는 데다 미관을 해치는 구조물까지 세워 지역 사회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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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는 본격 사업 위한 가설건축물
2030년까지 완공하겠다지만…영업적자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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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형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주체는 이랜드리테일. 과거 이곳에 대형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하는 ‘이랜드 복합타운’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던 기업이다. 하지만 송도에서도 노른자땅으로 꼽히는 이 부지를 올해로 14년째 나대지로 방치하고 있는 데다 미관을 해치는 구조물까지 세워 지역 사회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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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 GTX-B 정차역 초역세권 땅 14년째 비워둬
이랜드리테일은 2012년 11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인천시 연수구 송도 F6-2블록 부지 1만9587㎡를 385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지에 자사 브랜드 위주로 구성하는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5성급 호텔과 오피스텔 등 ‘이랜드 송도몰’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걸면서다. 앞으로 수도권 곳곳에 흩어져있던 이랜드그룹 계열사 5곳, 총 1500여명 임직원도 이 곳에서 근무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3번 출구와 맞닿아있는 초역세권 입지라 송도 일대에서도 알짜로 꼽힌다. 더 나아가 인천대입구역에는 2030년까지 송도와 서울을 직결하는 GTX-B노선이 개통할 계획이라 이랜드리테일이 지역을 크게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주민들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송도 부지를 받아간지 올해로 14년째 이 곳을 황토가 드러난 나대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이랜드리테일이 개발 사업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건 아니다. 2014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착공계를 제출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포했지만 자금난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것. 이후 2020년 2월과 2023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관심의 신청서를 낸 결과 조건부 의결로 통과했으나 아직 착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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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 “올해 착공할 것” 말하지만…영업적자 비상경영 상태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리테일이 부지에 회색빛 대형 비닐하우스까지 내놓자 송도 주민들 눈초리가 따가운 분위기다. 그동안 개발 사업을 미뤄온 것처럼 이번에도 임시 건축물을 지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감시를 일단 무마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 최근 인천시가 개발 사업을 내세우며 송도 땅을 싼 값에 가져간 롯데 등 기업에 세금을 매기고 있는 점을 고려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2022년 연수구는 ‘롯데몰 송도’ 공사가 지연됐다는 이유로 롯데쇼핑에 지방세 10억3000만원을 과세했다. 롯데쇼핑이 인천대입구역 5번 출구와 맞붙은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3층 규모 리조트형 복합 쇼핑몰을 2025년까지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5년 동안 공사를 진행하지 않아 세금을 추징한 것. 현행 세법상 지방자치단체는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영업용 건축부지에 대해서는 ‘별도합산세율’을 적용하지만, 6개월 이상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세율이 더 높은 ‘종합합산세율’을 적용해 재산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측에 대해 이랜드리테일측은 문제의 대형 비닐하우스가 ‘이랜드 송도몰’ 개발을 위한 임시 건축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당초사업지에 건설 자재 등 적체물이 있었는데, 여름으로 들어서면서 홍수 등을 피하기 위해 안전상 보관할 곳을 만들어둔 것”이라며 “현재 사업은 교통영향평가 단계를 거치고 있는데, 올해 안에 건축 허가를 받고 착공해 2030년쯤 완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부동산 개발업계에선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안에 ‘이랜드 송도몰’ 착공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업비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현재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기에 머물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4월 이랜드리테일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뉴코아 인천논현점 문을 닫고 남은 지점들도 여럿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기로 결정한 점을 고려하면 사업비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 매출은 2019년까지만 해도 2조원 이상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805억2911만원으로 약 5년 만에 4분의 1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023년 78억7051만원에서 지난해 -282억9479만원으로 적자 전환한 상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사업지에 들어선 비닐하우스의 경우 이랜드리테일 측이 ‘이랜드 송도몰’을 짓기 위한 자재 및 기계 보관 창고로 허가를 내준 것”이라면서도 “공사가 끝날 때까지 유지 허가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개발 사업과 관계 없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시정 명령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