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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대신 실버타운 짓는다…특급호텔 먹거리 된 '169조' 실버산업

    입력 : 2025.06.02 06:00

    롯데·신라·조선·파르나스…시니어 주거 전담 브랜드 속속 출격

    [땅집고] 국내 특급호텔 업계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실버타운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고급 숙박업으로 쌓아온 서비스 역량을 앞세워 시니어 전용 주거시설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단기 투숙 중심의 전통 호텔업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임대나 부대시설 서비스를 통한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주거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들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24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고령층은 과거의 ‘노인’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소비층이다. 자산을 보유한 ‘액티브 시니어’가 다수이며, 여행·문화·헬스케어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수요가 높다. 이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주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호텔업계는 이 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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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들어선 임대형 노인복지주택 'VL라우어'./한화 건설부문

    ■ 롯데가 선두, 호텔신라도 실적 부진 대안으로 떠올라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시니어 주거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 부산 기장에 문을 연 ‘VL 라우어’는 롯데가 선보인 첫 시니어 레지던스 단지다. 이곳은 호텔급 인테리어와 식사, 의료 및 여가 서비스가 결합된 프리미엄 주거시설로, 입주자들에게 고급 리조트 수준의 생활 환경을 제공한다.

    롯데는 올해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두 번째 단지인 ‘VL 르웨스트’를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실버타운 VL 르웨스트는 지하 5층~지상 14층 규모에 시니어 맞춤형 설계가 적용되며, 입주자 전용 커뮤니티 공간과 의료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신라도 시니어 주거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정관의 사업 목적에 ‘노인주거·여가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사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는 향후 시니어 레지던스 또는 관련 복지시설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 조치로 풀이된다. 면세 사업 부진으로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타개책으로 시니어 산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가운데 면세점이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초고령화가 오히려 기회!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뭐길래

    [땅집고] 호텔신라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종합휴양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운영사업'을 추가했다./호텔신라

    ■ 조선·파르나스 호텔도 참전

    신세계그룹 계열의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부터 시니어 주거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내부 조직을 신설했다. 그룹 내 부동산 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관련 복합 주거 사업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 3월 사업보고서에서 프리미엄 컨시어지 라운지 시장,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만큼, 시니어 레지던스 역시 강남권 또는 주요 수도권 중심지에서 하이엔드급 단지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리조트 운영에 강점을 가진 대명소노그룹도 실버타운 사업에 본격 가세했다. 최근 대명소노는 실버산업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시니어 레지던스를 포함한 복합 실버 서비스 브랜드 ‘소노웨이브(SONO WAVE)’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대명소노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상조 사업, 헬스케어 프로그램, 리조트 운영 노하우를 융합해 시니어 복합 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강남권 등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지를 검토하고 있다.

    호텔업계가 앞다퉈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에는 기존 숙박업 모델의 한계와 코로나19 이후 수익구조 다변화의 필요성이 자리잡고 있다. 호텔은 경기 변동과 관광수요에 따라 수익이 크게 좌우되는 산업이다. 이에 비해 실버타운은 입주자 확보 이후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며, 고령화가 지속될수록 시장이 성장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실버타운은 고령층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려 주거·의료·문화·레저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호텔이 가진 자산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시니어 전용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은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5기)’을 6월 개강한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2회를 포함해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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