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31 06:00
2년 전 대비 매물 2배 늘어…가게 내놔도 감감무소식
‘매출 70% 폭삭’ 텅 빈 거리에도 월세 1300만원
[땅집고] 이태원 상권이 심상치 않습니다. 2022년 핼러윈 참사 직후와 비교하면 유동인구는 많이 늘어난 듯 보였는데요. 상권이 회복된 줄 알았으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매물로 나와있을 정도로 폐업을 앞둔 가게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태원 역 앞 신발 편집샵이 있던 자리도 텅 비어 있습니다. 대로변 규모가 큰 중대형 상가들은 통으로 임대문의가 붙어진 곳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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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권 붕괴 조짐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중대형 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태원의 공실률은 14.44%로 서울 주요 지역 상권보다 높습니다.
‘매출 70% 폭삭’ 텅 빈 거리에도 월세 1300만원
[땅집고] 이태원 상권이 심상치 않습니다. 2022년 핼러윈 참사 직후와 비교하면 유동인구는 많이 늘어난 듯 보였는데요. 상권이 회복된 줄 알았으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매물로 나와있을 정도로 폐업을 앞둔 가게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태원 역 앞 신발 편집샵이 있던 자리도 텅 비어 있습니다. 대로변 규모가 큰 중대형 상가들은 통으로 임대문의가 붙어진 곳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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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권 붕괴 조짐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중대형 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태원의 공실률은 14.44%로 서울 주요 지역 상권보다 높습니다.

서울 지역 대표 상권 중 공실 문제로 대두됐던 강남대로(12.55%), 신사역(14.27%), 신촌·이대(14.27%), 홍대·합정(10.59%) 등의 상권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심지어 이태원의 공실률은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편인데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19.91%, 20%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태원 상권에서 양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주말 저녁에 유흥을 즐기러 온 청년들만 많을 뿐 기타 업종은 어려운 상황이다"며 "평균 매출이 호황기 시절의 30% 수준이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이태원 상권은 서울 내에서도 독특한 상업적 특성을 지닌 지역입니다. 과거 미 8군을 중심으로 한 유흥지대가 형성됐으며 호스트바, 게이바 등이 들어서면서 '전국구 무국적 유흥 환락'특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미군부대 이전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과 다문화 거주민이 많아, 한국적이기보다는 글로벌한 소비 형태를 보이는데요. 이태원 상권의 가장 큰 특징은 다국적 상점의 밀집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서울의 상권과 차별화된 이태원만의 개성을 만들어냈는데요.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인 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야간 상권이 활발해 다양한 클럽과 펍들이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특징도 있는데요.
문제는 평일이나 주말 낮 시간대에도 데이트를 하거나 특색 있는 식당, 카페들을 방문하는 핫플레이스였는데 이젠 유흥 수요만 남았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낮에는 죽어버린 상권이 되자 상권은 악영향을 받으면서 무너지기 시작한 건데요. 특히 이태원퀴논길 상권은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2년 전에는 세계음식거리 일대에 100개가 넘는 매물이 있었는데요. 현재는 두배인 200개가 넘습니다. 이태원역 일대와 퀴논길 매물까지 합하면 무려 630개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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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제는 임대료 상승과 공실 문제입니다. 이태원의 임대료는 서울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데요.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이태원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1㎡당 5만7000원입니다. 신촌·이대(5만8000원)과 잠실·송파(4만9000원), 왕십리(4만5000) 등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인데요. 상권 호황기 시절 폭등했던 임대료에서 아직 머물고 있는 겁니다.

현재 올라온 매물을 살펴보면, 해밀톤호텔 뒤로 1층 상가 기준 전용 148㎡가 보증금 2억에 월세 1200만원, 전용 161㎡ 매물은 최근 가격을 높여 보증금 2억에 월세 1300만원인데요. 무권리인 조건은 많았지만 월세는 아직 높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B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월세가 밀려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나간 상인들이 많다"며 "유명한 술집이나 클럽을 제외하고는 상인들이 겨우 버티는 상태다"고 말했습니다.
핫플이었던 이태원 상권은 이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유입도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로컬 상점들은 문을 닫고 프랜차이즈들이 진출하면서 상권이 변화하고 있는 겁니다.
현장에서는 이태원의 불법 증축된 건축물이 공실이 늘어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관할관청에서 영업 자격을 인정받아야 하는 식당이나 카페 등의 업종은 들어올 수 없기에, 자유 업종인 판매시설들이 이행 강제금을 내고 영업을 해왔었는데요. 이런 판매시설들이 문을 닫고 나가면서 같은 업종으로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태원 상권은 유흥 말고는 이제 다른 상권에 크게 내세울만한 매력이 떨어진 건데요. 이미 내국인은 성수 등으로, 외국인은 명동이나 북촌 등의 상권으로 수요가 분산 됐습니다. 상권 자체가 아닌 그 클럽, 그 술집만 핫플이 되어버린 이태원. 상권 재편이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시점입니다./0629a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