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29 09:28
[땅집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지 19년만에 본격화됐다. 마실 물 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던 무허가 판자촌이 최고 35층, 3178가구 아파트 단지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최근 본격화됐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을 지하 4층~지상 35층, 26개동, 3178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한다.
지난 4월 재개발정비계획안이 시의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됐고, 5월 8일부터 본격적으로 철거에 돌입했다. 현재 시는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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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형성 초기부터 백사마을 생활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야 무허가 주택지에 공동 수도 등 지원 정책이 도입됐다. 그 이전까지는 “마실 물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주민들이 형성한 다른 지역의 무허가 판자촌들이 1990년대 이후 대부분 재개발돼 아파트로 바뀌었지만,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 관련 법 제정으로 시·도지사에게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이 주어지며 재개발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2009년 5월 정비구역 지정돼 처음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획지 구분으로 인한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가 제기돼 사업이 지연됐다.
기존 사업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2016년 1월 사업을 포기했고,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새 시행자로 나섰다.
서울시는 2022년 4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지역 주민, 관계 전문가와 150회 이상 소통했다. 주민 95%이상이 동의한 통합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4월 확정한 재개발정비계획에 따르면, 백사마을은 지하 4층~지상 35층, 26개동, 3178가구의 자연친화형 공동주택 단지로 변신한다. 기존 계획했던 2400여가구보다 700가구 이상 늘어난 물량으로 사업성을 개선했다. 또 분양과 임대 단지를 혼합 배치하는 ‘소셜믹스’를 도입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도 주민들이 포기하지 않았던 덕분에 모든 주민이 원하는 자연친화 주거단지 계획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