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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혜화에 도생 짓다 망했다…동숭아트센터 대표 154억 저택도 경매행

입력 : 2025.05.28 18:24

[땅집고] 최근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가 보유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이 154억원에 넘는 금액에 경매에 넘겨졌다. 2022년 이후 경매에 등장한 단독주택 중 역대 최고 가격이라 화제다. 이런 가운데 주택이 경매로 넘어간 이유는 동숭아트센터가 총 50가구 규모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다 실패한 것이 뇌관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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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랑 대표 평창동 주택 154억에 경매행…입찰보증금만 15억

땅집고옥션에 따르면 오는 6월 5일 김 대표가 2020년부터 보유해온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이 154억8729만원에 첫 경매를 진행한다.

이 주택은 토지면적 1657㎡, 건물면적 577㎡ 규모다. 2020년 신축한 현대식 단독주택 한 채와 부속건물 한옥 한 채가 나란히 있는 독특한 형태다.

[땅집고] 오는 6월 5일 첫 경매를 진행하는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 소유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 /땅집고옥션

감정가는 154억8729만원으로 매겨졌다. 2022년 11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주택이 194억원에 경매로 나온 이후 단독주택 중에서는 2년 6개월만에 가장 비싼 경매 물건이다. 입찰보증금이 감정가의 10%로 15억원 이상인 만큼 웬만한 자본력 없이는 경매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동숭아트센터, 수익 사업 못 찾아…핵심 건물도 495억에 매각

이런 가운데 김 대표의 단독주택이 경매 처분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결론적으로는 그가 채무 기관 빚을 감당하지 못한 탓에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동숭아트센터가 연극·문화·예술 관련 기업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전신은 1971년 설립한 봉은개발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개발업체였다. 이후 김 대표 주도로 1989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일대에 국내 최초의 민간 예술극장인 동숭아트센터를 설치하면서 사명도 동일하게 변경했다.

[땅집고] 서울 종로구 혜화동 소재 동숭아트센터 건물. /서울시

동숭아트센터 건물은 지하 2층~지상 6층, 총 7274㎡ 규모다. 김 대표는 이 공간을 임대해 연극 등 공연이나 각종 예술 작품을 유치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임대 사업 만으로는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탓에 거의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재정이 어려워지자 결국 김 대표는 2016년 동숭아트센터를 서울문화재단에 495억5000만원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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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수익 노렸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 실패도 발목 잡아

핵심 건물을 매각한 이후에도 동숭아트센터 자금난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일대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어 분양하려다가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동숭아트센터는 2020년 종로구 명륜2동 일대 부지에 2층~지상 7층, 총 50가구 규모 도시형생활주택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시기라 옛 본업을 살려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시공은 SG종합건설이 맡았다. 하지만 2023년 상반기 중 준공 후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공사비 미지급 등 문제로 토지 정리 단계에서 시공사가 공사를 멈춰 지금까지도 사업지가 빈 땅으로 방치돼있는 상황이다.

[땅집고] 동숭아트센터가 서울 종로구 명륜2동에 지으려고 했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지가 빈 땅으로 방치돼있다. /네이버 거리뷰)

이후 동숭아트센터 재정난이 심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숭아트센터는 2023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 -74억7810만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24억2115만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이 25억5200만원인데 이미 이 금액을 다 까먹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해당 시기 감사보고서에선 ‘당사는 2023년 상반기중에 준공후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시공사의 중도 시공 중단으로 감사일 현재까지 준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금융 이자등이 예상 금액보다 급격히 증가했고 주택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분양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감사인 의견이 적혀있다. 올해에는 동숭아트센터가 2024년분 재무제표를 아예 제출하지 않으면서 감사인이 의견 표명 불가능을 통보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평창동 저택을 담보로 다올저축은행으로부터 90억원을 빌려 자금을 수혈하려고 했으나, 분양수익을 기대했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이 실패하면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대표의 단독주택이 경매에 부쳐진 것이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김옥랑 대표의 주택 부지가 500평대인데 평창동 일대에선 이 정도 규모 땅이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도 “이 물건을 낙찰받아 실거주하거나 고급 주택, 게스트하우스 등을 신축해 운영하는 방안이 있지만 감정가 자체가 높은 만큼 수요가 매우 한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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