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29 06:00
[땅집고] 자본 대비 부채비율 889%, 올해도 증가한 미처리결손금. 만성 적자인 주요사업. 1세대 시니어타운으로 불리는 ‘서울시니어스타워’의 현주소다. 판관비 부담과 시설 노후화로 인한 감가상각 여파로 실적이 부진한 국내 최대 규모 시니어타운에 자본잠식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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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니어스는 국내 대표 시니어타운으로 꼽힌다. ‘최초 도심형 시니어타운’으로 불리는 서울 중구 약수동 서울타워는 1999년 문을 열었다. 청량리 송도병원 대표로 잘 알려진 이종균 서울시니어스타워 이사장이 모친을 위해 지은 노인복지주택이 시초다. 현재 강서·강남·분당 등 전국에서 총 6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가장 화제가 된 곳은 고창타워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일대 ‘웰파크시티’ 내에 온천과 호텔, 펜션과 함께 들어서면서 ‘리조트형 시니어타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명성과 달리 서울시니어스타워의 실적 개선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연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부채비율은 889%로 드러났다. 2022년까지 500% 대에 머물던 서울시니어스타워 부채비율은 2023년 664%로 뛰어올랐는데, 1년 사이 더욱 늘었다. 부채가 3490억원에서 3694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자본이 526억원에서 415억원으로 20% 넘게 감소해 결과적으로 부채비율이 급증한 것이다. 자본 감소를 이끈 항목은 영업 적자가 누적된 결과로 볼 수 있는 ‘미처리 결손금’이다. 739억원에서 849억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줄고 판관비가 늘면서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영업손실은 28억원이다. 전년 영업이익(30억원) 대비 58억원 줄었다. 매출액은 528억원으로, 전년 매출(674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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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니어스타워 측은 아직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본 감소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채율이 높게 집계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니어스타워 관계자는 “현재 장부상 유형자산자산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르는데, 시가 평가를 제대로 진행할 경우 회사의 순자산규모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며 “부채율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주요 사업…’할수록 손실’
문제는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적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매출 증가와 지출 감소를 꾀하기 어려워서다. 그나마 수익을 내던 분양 사업은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 분양이 끝나면서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이 회사 매출액은 ▲복지시설운영수익 ▲분양수익 ▲호텔수익 ▲기타수익 등으로 이뤄져 있다. 분양 수익은 2023년까지 매출 비중 2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지출 감소가 가능할까. 서울시니어스타워의 주 사업인 노인복지시설 운영 사업은 원가율이 높은 편이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 시니어타운 ‘시그넘하우스’(도타이) 역시 매출액(100억원)에서 매출원가(98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이에 최근 준공하는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IoT(사물인터넷)과 AI(인공지능) 기술로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그러나 서울시니어스의 경우 6개 지점 중 4개 지점이 2010년 이전에 준공해 이러한 신기술 적용하지 못했다. 대면 서비스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관비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다. 서울시니어스타워 지난해 판관비 규모는 3년 전(69억원)에 비해 2배 불어난 112억원인데, 인건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년 전 19억원이던 급여는 3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식만큼 건물 감가상각이 이뤄진 것도 판관비 증가를 부채질한 요인이다.
결국 주 사업이자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복지시설 운영 사업은 이 회사 대표 적자 사업으로 전락했다. 2024년 말 기준, 서울시니어스타워는 복지시설운영수익으로 299억원을 거두고, 원가로 316억원을 지출했다. 호텔사업도 적자다. 원가(115억)보다 수익(102억원)이 낮았다. 대부분 사업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시니어스타워 매출원가는 445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84%에 달한다.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 비중이 높아서 감가상각 규모가 큰 영향도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8억원으로, 양호한 편이다. 이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과 유출을 나타내는 지표다.
서울시니어스타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 위치한 5개 시니어타운이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창 시니어타운을 포함한 ‘웰파크 시티’ 개발 사업이 부진해 다른 항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사업 취지가 좋았으나, 아쉬운 결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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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니어스, 올해 만기 차입금 517억원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차입금 부담도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서울시니어스타워 차입금은 규모는 총 830억원이다. 이중 517억원은 올해 7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도래한다. 2026년 만기인 차입금 규모는 174억원이다. 2027년 이후로도 138억원이 남아 있다.
현재 서울시니어스타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4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채권단과 협의해 상환 시기를 연기하거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차환(리파이낸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PF시장 침체 여파로 금융권이 상환을 독촉한다면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타운(노인복지주택)역시 주택사업의 일환으로, 보증금과 이용료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최근 시니어타운 사업자들이 수지타산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서울시니어스타워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외연 확장을 단행해 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시설 개보수 후 수요가 높은 프리미엄 시니어타운으로 전환하거나 수도권 시니어타운을 매각한다면 수익을 늘리고 부채율을 낮출 수 있다”면서도 “경기 침체 상황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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