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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중랑에 국평 15억? 누가 사" 말 많던 외곽 아파트 '반전'

입력 : 2025.05.28 13:50

[땅집고] “저 동네에 저 가격 주고 대체 누가 사나요?” (청약 전)
“앞으로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으니 당연히 완판이죠.” (청약 후)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진 단지들이 완판 행진이다. 이쯤되면 고분양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3.3㎡(1평)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수억원 비싼 가격임에도 수요자들이 신축 아파트에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섰다. 은평구·노원구·중랑구 등에서 국민평형인 전용 84㎡ 분양가가 15억원에 육박해도 완판이 이어지고 있다.

[땅집고]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보고 있다./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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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 84㎡ 14억~15억도 완판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고 15억원, 전용 59㎡도 12억원에 달했다. 평당 분양가가 약 4750만원으로, 은평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3㎡당 2557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 단지는 20일 1순위 청약에서 218가구 모집에 2408명이 몰려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랑구와 노원구에서도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 성적이 좋았다. 중랑구 상봉동 ‘더샵 퍼스트월드’와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아이파크’는 각각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4억원 안팎이었지만, 전용 84㎡, 전용 58㎡는 다 팔렸다. 서울원아이파크는 펜트하우스를 비롯해 대형평형 24가구만 남았다.

분양가 고공행진 속에서도 청약 시장은 지역, 단지별로 뚜렷한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에서는 고분양가 논란보다 공급물량이 적고 실거주 대기 수요가 많아 청약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이거나 외곽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저렴할 것이란 인식은 옛말”이라며 “최근 서울 외곽 신축 아파트는 입지보다는 브랜드, 특화설계, 커뮤니티 수준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주변 아파트 구축 시세와의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땅집고] 서울 동작구 일대./땅집고DB

■ 입주물량 반토막…청약 대기자 불안감 커져

최근 분양가를 견인하는 가장 큰 요소는 건설 원가 상승이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오른 것은 물론 다음 달 말부터 의무화되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설계 도입이 분양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건축학회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설계로 기존보다 공사비가 약 26~35%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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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강남권 단지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분양을 준비 중인 잠실 르엘은 평당 5000만원 전후의 가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3구는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청약 경쟁이 치열한 반면, 외곽 지역은 신축 아파트 희소성으로 인해 실수요자 위주의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4462가구 수준으로 올해(4만 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착공물량은 2025년 3만5930가구에서 2026년에는 6966가구로 급감한다.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몇 년 전부터 얘기한 서울 공급부족이 현실화하면서 도심에서 거리가 떨어진 단지임에도 사람들이 청약에 몰리는 것이다”며 “청약 대기자들의 근심이 커지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무색해진 상황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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