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27 09:10 | 수정 : 2025.05.27 16:50
[땅집고] 디벨로퍼 화이트코리아가 미분양 상태인 사업장의 분양 수익을 마치 ‘완판’된 것처럼 수천억원 높게 공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분양 수익은 두 배, 총 이익은 실제보다 다섯 배 이상 부풀려졌다. 화이트코리아 측은 단순 입력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상당 물량이 미분양 상태라는 점에서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이트코리아는 지난 20일 경기 남양주시 별내상업지구 누적 분양 수익이 7500억원이 아닌 3930억원이라고 재공시했다. 누적 분양 수익이 3570억원 줄면서 누적 매출 총이익도 4398억원에서 82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누적 분양 원가는 3101억원으로 그대로다.
별내 상업지구는 ‘별내자이 더스타 이그제큐티브’다. 화이트코리아가 2022년 6월 별내상업지구 3·4·5블록에서 공급한 단지다. 전용면적 59㎡·92㎡ 생활형숙박시설숙 604호실과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156호실로 이뤄져 있다.


‘별내자이 더스타 이그제큐티브’는 주거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생활형숙박시설 규제와 고분양가 영향으로 대형 평형의 경우 3년간 미분양으로 남았다. 전용 59㎡ 생숙 분양가는 7억원~8억원이었다. 전용 92㎡ 생숙은 10억원 ~12억원이었다.
분양 계약을 100% 마쳐 계약금이 들어왔다면 분양 수익으로 모두 인식할 수도 있지만 회사 측이 정정 신고를 한 것으로 봐서 미분양 물량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이트코리아 측은 해당 단지의 분양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시 내용이 투자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실제 완판이 되지 않았는데도 수익을 모두 잡은 것은 내부 회계의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이트코리아는 양계호 회장이 1977년 설립한 국내 1세대 디벨로퍼다. 화이트코리아는 2017년 별내신도시에 복합 쇼핑몰을 짓겠다며 LH로부터 부지를 매입했으나 생활형숙박시설과 개별상가를 공급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졌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