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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걸 18억에 샀다고?" 신축 단지 내 등장한 괴석에 입주민들 폭발

입력 : 2025.05.26 15:12 | 수정 : 2025.05.27 14:51

이문 래미안 라그란데 조합이 설치한 조경석에 입주민들 ‘공분’

[땅집고] “조합이 독단적으로 저 흉측한 돌덩이들을 (신축 아파트에) 끌고와서는… 돌 하나에 6000만원이라는데, 총 18억원에 계약했다고 합니다.”

올해 1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라그란데’.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최고 27층, 39개동, 총 3069가구 규모로 아파트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신축 대단지면서 국내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를 달고 있는 만큼 이 아파트 입주에 쏠리는 관심이 적지 않았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 단지 내 설치된 조경석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최근 이문1구역 조합 측이 ‘래미안 라그란데’에 단지 곳곳에 설치한 조경석이 입주자 불만을 부르고 있다. 통상 신축 아파트 조경석마다 밝은 색깔이거나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산에서 갓 캐온듯한 투박한 모습인 데다 다소 촌스러운 글씨체로 단지명이 적혀 있어 입주자들이 원하는 새아파트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 더군다나 당초 삼성물산 측에서 단지 내 조경을 마친 상황에서 멀쩡한 나무·잔디를 파헤치고 돌을 박아넣은 것이라 조합 측 조치가 이해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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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라그란데’ 입주자라고 밝힌 A씨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조경석 사진을 찍어 올리며 “2025년 신축 단지에 이게 말이 되느냐, 저 돌 하나에 6000만원이라는데 앞으로 갖고 올 바윗덩어리가 20개 넘게 남았다고 한다”면서 “총 30개, 18억원에 계약했다고 하는데 무슨 쓰레기를 수억원을 들여 사와서 입주민 재산권 침해 중”이라고 호소했다.

이문1구역 조합은 이달 7일 조경석 설치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입찰 공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고상 용역 범위를 보면 조경석은 무게 3~5톤 기준이며 총 30개 설치 시공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물돌, 산돌 등 자연석을 50개 이상 보유한 업체기만 하면 해당 공고에 입찰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신청 문턱은 낮은 편이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 단지 내 설치된 투박한 조경석이 구석기시대 뗀석기와 비슷하다며 제작된 그래픽. /온라인 커뮤니티

‘래미안 라그란데’ 조경석 사진이 퍼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바위를 뜻하는 영단어인 ‘rock’에서 착안해 단지명을 ‘래미안 락그란데’로 바꿔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이렇다보니 입주민들은 조합 측이 입주 초기부터 아파트 이미지를 훼손하고 18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조합 측이 재개발 사업을 모두 마치고 해산하기 전 특정 조경 업체에 예산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문1구역 조합은 당초 조경석 설치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커지자 입찰 계약을 아예 취소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입찰을 거쳐 계약한 상태더라도 조합원들이 반대하면 (조경석 설치를) 철회하는 것이 맞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래미안 라그란데’는 올해 1월 정식 입주를 시작한 이후 분양권과 입주권이 여럿 거래 중이다. 국민평형인 84㎡(34평) 기준 입주권이 올해 3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1월 입주를 앞둔 인근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같은 주택형 입주권이 올해 5월 14억5000만원에 팔린 것보다 1억원 낮은 가격에 팔렸다. 두 단지가 맞닿아있으면서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역세권이라 입지가 비슷하긴 하지만, ‘이문아이파크자이’의 전철역 접근성이 더 좋아 가격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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