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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막판 쟁점 '공실 지옥' 거북섬'의 진실...세계 최대 인공서핑장의 명암

입력 : 2025.05.25 12:12 | 수정 : 2025.06.02 17:26

웨이브파크만 살고 다 초토화한 시흥 '거북섬'…누구의 책임인가

[땅집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 시흥시 거북섬에 있는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를 유치했다고 공개 자랑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웨이브파크가 있는 거북섬의 상가 공실률이 87%에 달한다며 공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거북섬 공실에 대한 사실관계를 잘 따져봐야 한다며 상대 후보들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시흥 거북섬은 경기 시흥시 시화호 북측 간석지에 조성된 인공섬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 거북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시흥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 추진한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고, 해양레저 복합단지로 세계 최대 규모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조성됐다. 이외에 마리나 시설, 생활형 숙박시설, 상업시설 등이 계획됐다.

[땅집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배곧아브뉴프랑센트럴광장에서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지난 24일 경기도 시흥 유세에서 “경기지사 할 때 부산 기장에 인공서핑장을 만들려고 기업들이 노력을 하는데 부산시에서 2년이 다 되도록 인허가를 질질 끈다는 소문이 있기에, 시흥시장과 업체들을 꾀어서 ‘경기도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해줄테니까 오라’고 유인을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며 “이재명 경기도가 그렇게 신속히 큰 기업을 유치했다.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자랑”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흥 거북섬의 상권은 대부분이 침체해 공실률이 87%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공실지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관련 상가와 생활형숙박시설 등에 은퇴자들이 투자한 경우가 많아, ‘은퇴자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한다. 올초 거북섬에 있는 한 생활형숙박시설 건물과 부지는 작년 연속 8회 유찰된 후 공매 시장에 또 나왔다. 입찰가가 1400억원에서 700억원까지 낮아졌다.

☞관련기사: [단독] 700억에도 안 팔린 시흥 거북섬 생숙 부지…2배 비싸게내놓은 이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이재명 후보의 시흥 유세 직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오늘 시흥에 가서 현실 모르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며 “장사 안되고, 상가는 텅텅 비고, 지역상인들 속터지는 그 거북섬의 웨이브파크를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니 시흥시민들은 분노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공세를 펼쳤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이재명 후보가 시흥에서 거북섬 웨이브파크를 자신의 업적이라며 자랑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현재 거북섬 상가 공실률은 87%에 달한다. 전국 평균 상가 공실률 13.8%와 비교해도 6배가 넘는 참혹한 수치”라고 했다.

그러나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시흥 거북섬 개발 과정에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각각 참여했고, ‘웨이브파크’는 그나마 그 안에 조성된 상업시설 중 성공한 사례라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거북섬의 개발은 초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정책 기반과 비전이 형성됐다. 이후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거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해 ‘웨이브파크’를 유치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한 것. 하지만 이후 부동산 침체기가 찾아오면서 웨이브파크를 제외한 다른 상업시설들이 공실과 미분양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역사를 고려하면 이재명 후보의 발언대로 ‘웨이브파크’는 거북섬 개발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맞고, 현재에도 잘 운영되고 있다. 다만, 웨이브파크 주변에 다양한 상업시설 개발이 벌어졌는데, 이 시설들이 침체한 상황이란 점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웨이브파크는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지만,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낙선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거북섬에 관광 유인이 없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웨이브파크를 유치했고 이를 유세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북섬 사업이 국가 마리나 항만으로 지정된 것은 2015년이며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남경필 지사가 경기도를 책임지던 시절”이라며 “2018년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사가 시화호에 거북섬을 만들고 마리나 항만으로 지정했다는 정치공세가 가당키나 하냐”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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