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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전쟁터 된 '미분양 도시', 신세계·현대·롯데 몰리자…'이랜드' 중대 결정

입력 : 2025.05.25 06:00

[땅집고] 자산유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대구경북지역 점포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에 이어 롯데와 현대가 대구 지역에 초대형 매장을 선보인다고 밝힌 만큼, 3대 백화점에 밀려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매장을 선(先) 정리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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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이랜드리테일이 매각하기로 한 대구의 동아백화점 강북점 전경. /카카오맵 로드뷰

■ 이랜드리테일, 대구·영남 매장 3곳 포함 총 5곳 매각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현재 운영 중인 대구 동아백화점 수성점과 강북점, 구미점 등 3곳을 포함해 전국 5개 매장 매각을 주관할 대행사를 선정했다. 매각에 앞서 부동산 가치를 확인하고 매수 의사가 있는 대상자를 알아보는 단계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토지와 건물 일괄 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점포별 매각을 추진한다.

이들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보유한 자체 매장 중에서 발전 가능성과 매출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매각 대상을 추렸다고 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점포를 당장 매각하는 게 아니고, 매각 여부를 고민 중인 상황이다”며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전국 42개 매장 중 임대 매장을 제외하면 경북권 매장 비중이 높아 대구 매장이 여럿 후보에 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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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대상인 동아백화점 수성점(이랜드리테일 동아수성점)과 강북점(이랜드리테일 동아강북점), 동아백화점 구미점(NC구미점)은 모두 이랜드리테일의 대구·경북 지역 유통사업 진출 매장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0년 화성산업으로부터 대구 향토 백화점이던 동아백화점 전 매장을 2680억원에 인수했다. 본점을 비롯해 동아백화점 5개, 동아마트 2개 등 총 7개 매장을 샀다.

동아백화점 수성점과 강북점은 각각 1996년, 1997년 개관해 약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이다. 수성점은 지하 5층~지상9층, 연면적 1만3580㎡ 규모다. 대구지하철 3호선 초역세권 입지로, 대구 6개 백화점 중 유일하게 수성구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5층~지상8층, 연면적 8262㎡ 규모다. 2010년 아울렛으로 전환했다. 1990년 동아백화점 구미점으로 문을 연 구미NC점도 인수·합병(M&A)을 통해 보유한 매장이다. 구미점은 연면적 5432㎡로, 전국 동아백화점 중 가장 규모가 작다.

[땅집고] 이랜드리테일 운영 매장 수. 대부분 공격적 인수를 통해 보유한 곳이다. /이랜드리테일 홈페이지

■ ‘부채 3조’ 이랜드리테일, 단기→장기 차입금 전환했지만 갈 길 멀다

업계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이 자산유동화 목적으로 일부 점포 매각에 나선다고 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가 2010년부터 공격적인 M&A를 진행한 여파로 차입금 등 부채가 크게 늘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소비 위축 직격타를 맞았다.

이랜드리테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부채는 2020년 이후 줄곧 3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자산(5조8936억원), 자본(2조7845억원)을 고려하면 많은 편이 아니나, 단기차입금 규모가 1조원대로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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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신용등급 하락 등의 부침을 겪으면서 고강도 부채 다이어트를 했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032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장기차입금이 2023년 말 7309억원에서 2024년 말 1조4338억원으로 늘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점포 매각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룹 유통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격이다. 현재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등 전국에서 42개 유통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그룹 주요 사업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이랜드그룹은 패션 사업으로 출발한 뒤 백화점과 마트를 대거 인수하면서 유통 사업에 진출했고, 중국 등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벌여왔다.
[땅집고] 롯데쇼핑이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에 짓는 프리미엄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성' 완공 후 예상 모습. /롯데쇼핑, 대구시

■ 롯데·신세계·현대 몰리는 대구…일각에선 ‘양극화 시대’ 평가 나와

일각에서는 동대구역,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끼고 성업 중인 신세계에 이어 롯데와 현대가 대구 지역에 도전장을 낸 것도 매각 배경으로 지목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성업하면서 향토백화점인 동아백화점 존재감이 쪼그라들었는데 다른 대기업이 추가로 대구에 대형 유통 점포를 출점하면 이랜드의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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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롯데쇼핑은 대구2호선 수성알파시티역 인근에서 지역 랜드마크를 목표로 수성알파시티 내에 ‘수성 타임빌라스’를 짓고 있다. 지하 2층~지상5층 규모다. 내년 9월 개점 목표다. 대지면적 7만7049㎡, 연면적 30만3474㎡다. 타임빌라스 수성은 백화점과 쇼핑몰을 섞은 형태로 알려져 있다.

현대백화점은 경북 경산에 전국 최대 규모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경산점(가칭·경산점)’을 짓기 위해 경북 경산시 유통상업시설용지 10만9228㎡를 낙찰받았다. 대지면적이 현재 전국에서 가장 큰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인 대전점(대지면적 9만9690㎡)보다 1만㎡ 이상 크다. 2026년 착공, 2028년 준공 및 개점 목표다.

[땅집고] 울산에 있던 향토 백화점 '모드니백화점' 홍보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지방 백화점의 양극화 시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전 백화점 세이, 부산 리베라백화점, 울산 모드니백화점 등 1990년대 급격한 사회 발전에 힘입어 성장했던 향토 백화점들이 결국 문을 닫거나 매출 감소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사가 흡수한 향토백화점도 있다. 천안 야우리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으로, 진주 마레제백화점은 갤러리아백화점 진주점으로 바뀌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온라인 서비스가 늘면서 의류와 생필품 판매를 주축으로 하는 백화점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대형 유통사가 발빠르게 콘텐츠형 매장을 선보이는 추세”라며 “이러한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지방 백화점이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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