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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폭락시킨 엔비디아의 아시아 신사옥 유치한 도시?

입력 : 2025.05.23 13:37 | 수정 : 2025.05.24 20:10

우주선 같은 신사옥 건물, 조감도ㆍ구체적 위치 ‘최초 공개’
‘AI 패권’ 잡은 아시아 전초기지 되나…한국 소외 우려도

[땅집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엔비디아 신사옥을 대만에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AI 생태계 리더가 짓는 신사옥에 전세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땅집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타이베이 베이터우에 건립하는 '엔비디아 신사옥' 조감도를 공개했다./조선DB

황 CEO는 ‘컴퓨텍스 2025’ 개막 전날인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서 “대만에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아시아 신사옥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중심의 인공지능(AI) 팩토리 모델을 동아시아로 확장하는 동시에, AI 주권을 대만으로 가져오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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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사옥 명은 ‘엔비디아 콘스텔레이션’(별자리)다. 신사옥을 단순 건물이 아닌 우주 속 별자리처럼 다양한 기술과 인재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만들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사옥은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약 1만5천평 규모)에 맞먹는 규모로 설립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AI 칩 설계, 로보틱스, 양자 컴퓨팅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도 포함한다.

황 CEO는 신사옥에서는 대만 정부(국가과학기술위원회)·폭스콘·TSMC와 손잡고 대만에 최초의 대형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등 대만에 세계적 수준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선DB

위치도 처음 공개했다. 부지는 대만 베이터우(北投) 지역으로, 곧 착공할 예정이다. 대만 경제일보 등 현지 매체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본사의 부지로 타이베이시 인근 베이토우스린 과학단지의 T17, T18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해 왔다.

베이터우스린 과학단지에는 이미 글로벌 IT 하드웨어 제조사 에이수스(Asus), 대만 반도체기업 페가트론(Pegatron), 대만 인공지능(AI) 업체 인벤텍(INVENTEC) 등 주요 IT 그룹 사옥이 있다. 이 지역에는 지하철을 개통할 예정이다. 교통이 편리하며 전력 공급이 원활해 여러 면에서 엔비디아에게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 지역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더는 단순한 기술 회사가 아닌 AI 인프라 기업”이라며 “자원·전력·전기·자금 조달을 포함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세계가 엔디비아가 무엇을 구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향후 몇 년간의 로드맵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그는 이날 발표의 마지막 부분을 대만 신사옥 소개에 썼다. 우주선 같은 신사옥 건물이 하늘을 날아 대만 본토에 내려앉는 영상을 상영한 후, 지난해 컴퓨텍스 연설에서 언급했던 계획을 보다 구체화했다. 앞서 황 CEO는 작년 컴퓨텍스 행사에서도 “향후 5년 내 대만에 대규모 R&D·디자인(설계)센터를 건립해 최소 1000여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며 “센터 건립을 위해 대규모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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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디비아 신사옥의 거점으로 대만으로 정한 배경에 IT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일각에선 황 CEO의 출신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황 CEO는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이다. 아홉 살 때 가족들과 이민을 간 후 미국에서 쭉 살아왔지만, 자신의 뿌리가 대만임을 줄곧 강조해 왔다.

황 CEO는 방문 때마다 대만 현지 식당이나 야시장을 꼭 들러 현지 음식을 먹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17일엔 대만 AI 기업들과 만찬을 끝낸 뒤 타이베이에서 열린 ‘월드 마스터스 게임’의 마지막 성화 주자로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됐다.

다만 그가 대만 출신이어서 신사옥 부지를 대만으로 택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GPU·AI 서버 생산의 핵심 공급망이 대만에 밀집돼 있다는 점, 기술은 미국, 공급망은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복합적인 판단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과거 그래픽카드를 만들던 시절부터 대만 중소기업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고,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대만 기업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대만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대만 신사옥이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으나, 한국 반도체 제조업계에게는 역할을 줄이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다.

엔비디아가 대만에서 R&D와 설계 역량을 키우며 TSMC와의 협력 시너지를 키울 경우, 한국이 위탁생산 물량을 가져오는 것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 한국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만 공급하는 하청국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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