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22 06:00
[땅집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명 ‘서(西) 대치동’이 대치동 학군지의 확장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노후 저층 상가와 무허가 건축물로 가득했던 수인분당선 한티역 일대가 신축 상업빌딩 밀집지역으로 변모하면서 기존 대치 학원가가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도곡동을 중심으로 한 ‘서대치동’이 새로운 교육 특구로 주목받고 있다.
한티역 일대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건 2021년부터다. 한티역 7번과 8번 출구 인근 롯데백화점 강남점 건너편 약 4만7000㎡ 규모의 상업용지에 대한 개발행위제한이 해제되면서다. 이 일대는 수십 년간 개발이 제한되면서도 강남 한복판이라는 입지적 메리트를 지닌 채 방치돼 있었다. 저층 상가와 가설건축물들이 다닥다닥 들어선 채 노후화됐지만, 규제가 풀리자마자 일대는 고급 신축 빌딩이 들어서는 풍경으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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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역 일대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건 2021년부터다. 한티역 7번과 8번 출구 인근 롯데백화점 강남점 건너편 약 4만7000㎡ 규모의 상업용지에 대한 개발행위제한이 해제되면서다. 이 일대는 수십 년간 개발이 제한되면서도 강남 한복판이라는 입지적 메리트를 지닌 채 방치돼 있었다. 저층 상가와 가설건축물들이 다닥다닥 들어선 채 노후화됐지만, 규제가 풀리자마자 일대는 고급 신축 빌딩이 들어서는 풍경으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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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학원가도 옮겨 붙었다. 기존 대치동 학원가는 은마아파트 사거리와 대치사거리를 중심으로 고등학생 대상 대형 학원들이 몰려 있었다. 이른바 ‘대치동 돼지엄마’라는 용어까지 만들었다.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데리고 다니는 것처럼 다른 엄마들을 이끌어 유명학원들을 순회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한티역 인근에 신축 학원빌딩들이 들어서면서, 과목별 소형 학원이나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영어유치원, 유아프렙 전문기관 등이 자리를 옮겨왔다. 소수 정예로 반을 구성하는 유명 영어학원 및 교습소들도 한티역 일대에 속속 입점하며, 기존 대치 학원가와는 차별화된 저연령층 중심의 교육특화 벨트가 형성됐다.
특히 초등학생 대상 학원과 유치원 대비반이 밀집해 있다는 점에서 '서대치동'은 이제 막 자녀 교육을 시작하는 3040 학부모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지역이 됐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프렙반’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교육기관들이 포진해 있어, 강남권 조기교육 수요를 집중적으로 흡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한티역 일대는 신축 건물에 임대면적이 충분하고 교통 접근성도 우수해 새로운 학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리적 접근성도 ‘서대치동’ 부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티역은 수서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고 10 분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지방권 학생들이 고속철도를 이용해 수서역까지 올라온 뒤, 곧바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구 학군지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전에는 대치동 사거리 중심의 학원가에만 사람이 몰렸지만, 현재는 한티역과 도곡동 일대로도 분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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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학군지 확장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도 직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 단지가 바로 도곡동 ‘도곡렉슬’이다. 도곡렉슬은 2023년 한 해 동안 113건이 거래되며, 강남구 전체 아파트 중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은마 아파트 등 대치동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가 적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도곡렉슬 전용 84㎡는 35억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달 뒤인 3월에는 은마아파트 전용 84㎡가 3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양 단지 간 가격 차가 좁혀졌다. 도곡렉슬 단지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오르면서, 인근 중개업소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도곡동도 학군 프리미엄이 반영되는 시세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실수요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통 대치 학원가 근처에서 매물을 찾던 학부모들이 한티역 일대 도곡동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신축 학원빌딩 근처로 자녀 교육을 고려한 전세 계약 문의도 늘고 있는 추세다. 도곡동의 오득준 렉슬우정중개사무소 대표는 “한티역이 개발되면서 최소 12개가 넘는 신축 빌딩이 들어섰고, 학군지, 역세권, 신축 상권이라는 3박자 입지를 갖춘 지역으로 탈바꿈했다”면서 “이 중에서도 도곡렉슬은 교육 수요는 물론 학군지를 찾는 전세 수요 등 안정적인 임대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