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21 14:22
[땅집고] “대출 원금 상환기간을 길게 할 것이냐, 짧게 할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집니다. 10년 이상 사는 집이라면 ‘최대한 천천히’, 갈아타기 집이라면 ‘최대한 빨리’ 상환하는 게 좋습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대출 상환 기간 설정과 관련한 게시글이 화제다. 신혼부부 등이 주택을 매수할 때 대출 상환 기간을 몇 년으로 할 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필명 '부동산아저씨'를 쓰는 작성자 A씨는 대출 상환 기간을 주택 매수 목적에 맞춰서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약하면 10년 이상 거주할 경우에는 최대한 길게, 2~3년 거주하고 매도하는 이른바 ‘갈아타기용’ 집이라면 짧게 가져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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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살 집은 대출 상환을 최대한 길게 잡으면 이자만 내다가 원금을 나중에 집을 매도했을 때 시세차익으로 상환이 가능하다. 국내 통화량(M2)을 살펴보면 2004년 약 950조, 2014년 약 2040조, 2024년 약 4060조다. 즉 10년 기준 평균 2배 정도의 통화량이 늘었다. 통화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과 같다, A씨는 “21년 전, 부동산 중개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의 10억원과 지금 10억원의 액면가는 동일하지만 가치가 다르다”며 “우리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통화량의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돈의 가치가 빨리 떨어진다”고 했다.
매도 시점을 길게 잡을수록 대출 원금에 대한 액면가는 변함이 없지만, 돈의 가치는 크게 하락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상환할 필요성이 낮아진다.
반면, 갈아타기 할 집을 매수할 경우엔 정반대다. 흔히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매도한 돈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게 되면 당연히 원리금 상환을 해야 하고, 다음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별도의 저축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대출 상환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아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고 추가 저축을 시도하려 한다.
그러나 A씨는 별도의 저축을 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주택을 매도할 때 상환하지 못한 원금은 어차피 일시불로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저축으로 모은 돈마저도 결국 기존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하게 된다. 그는 “원리금 상환과 저축을 구분하기보다 대출금 상환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상황에 맞는 방법이야말로, 정답에 가장 근접한 재테크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A씨는 “재테크가 어려운 이유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며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자산 규모, 마인드 등이 다른 만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젊은 부부일수록 미래를 위해 상환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아 강제 저축액을 늘렸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로 글을 마쳤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