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18 06:00
[땅집고] 국내 골프장 그린피 등 이용 요금이 급등하면서 일본·동남아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저렴한 해외 골프 회원권을 찾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를 악용한 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52)는 지인을 통해 “동남아 골프장 세 곳을 회원가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약 3000만원을 주고 회원권을 구입했다. 이후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한 골프장을 방문했지만, 현지 카운터에서는 “해당 회원권은 유효하지 않다”며 입장을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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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골프 여행사 등에서 허위 판매 행각을 벌여 일부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해외 골프 회원권은 대체로 국내 회원권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회원권 유형에 따라 기명 또는 무기명으로 나뉘며, 가격은 1000만~4000만원 선이다. 일부 분양업자들은 아시아 각국의 여러 골프장을 하나로 묶은 ‘통합 회원권’ 형태로 판매하면서 회원가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계약서상 골프장 여러 곳이 명시돼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소비자가 해당 회원권의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지 골프장의 실제 운영 주체나 소유자를 직접 검증하기 힘들어, 사실상 분양업자의 설명에 의존해 거래가 이뤄진다. 이 틈을 타 이용객이 거의 없는 시설을 과장 홍보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계약이 만료된 골프장까지 포함시켜 회원권을 파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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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60대 골퍼 B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중국 골프장 두 곳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을 구매했다. 그런데 이미 골프장과 계약을 해지해 정상적으로 분양한 회원권이 아닌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골프장을 인수한 척 골프장 회원권을 판매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회원권을 판매할 때 예약을 항상 보장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이행이 안 돼 불편함이 크다는 불만도 나온다.
해외 골프 회원권을 구매할 때 ‘안전한 회원권’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골프장이나 골프장을 소유한 그룹에서 직접 발행하는 정통 회원권인지, 아니면 대행사나 에이전시가 발행하는 유사회원권인지 확인해야 한다. 구매 전 해당 골프장과 실제로 제휴가 돼 있는지 반드시 직접 확인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업체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해외 골프 회원권은 국내처럼 공신력 있는 시세 정보나 감정 시스템이 없어 피해 구제도 어렵다. 통상적인 국내 회원권처럼 소비자 보호 장치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해도 법적 대응이 어렵다. 법률 전문가들은 “유사회원권의 경우 현지 골프장과 제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계약서상 업체 정보와 환불 규정, 실제 제휴 골프장 명단 등을 꼼꼼히 확인한 후 계약해야 한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