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17 06:00
[땅집고] 혈세 약 430억원을 투입해 지은 ‘잼버리 건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세계 스카우트인 잼버리를 위한 목적으로 지은 건물이지만, 실제로는 행사가 끝나고 1년 뒤에 지어져 혈세 낭비 논란에 휩싸였는데, 아직도 활용방법을 찾지 못 하고 있다.
이 건물은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 위치한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 건축면적 3516㎡에 지상 3층, 연면적 8500여㎡ 규모로, 공사 지체 등을 이유로 대회가 끝난 지 11개월 뒤인 작년 8월 겨우 준공했다.
전북도가 자체 예산 428억원을 들여 지은 이 건물의 운영·유지비는 매년 23억원 가량이 든다.

이 건물은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 위치한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 건축면적 3516㎡에 지상 3층, 연면적 8500여㎡ 규모로, 공사 지체 등을 이유로 대회가 끝난 지 11개월 뒤인 작년 8월 겨우 준공했다.
전북도가 자체 예산 428억원을 들여 지은 이 건물의 운영·유지비는 매년 23억원 가량이 든다.


문제는 잼버리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도록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건물은 사실상 1년 가까이 방치된 상태다. 건물 주인인 전북도에서 당초 계획한 것과 달리 다른 기관에 운영권을 넘기고 싶어 하면서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전북도는 해당 건물을 ‘세계스카우트센터’로 추진할 예정이었다. 10년 전 전북도는 ‘시설 운영권을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주겠다’는 잼버리 유치 공약을 내세웠었다. 그런데 대회 종료 후에는 운영비 지원 등 청소년리더센터 운영에 대한 전북도와 스카우트연맹의 의견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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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연맹은 전북도에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으나, 전북도는 “법률 자문을 받아 본 결과, 스카우트연맹과의 약속은 이행할 의무가 없다”며 제3자인 교육청에 넘기고 싶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전북도의 태도에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이수진 의원(비례)은 최근 정책 간담회에서 “전북도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유치를 위해 내건 공약 이행을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북도가 당초 잼버리 개최계획에 포함한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이행보증서’를 제출한 당사자로서 책임 있는 사과와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며 “전북도는 이행 의무가 없다는 변호사 자문에만 의지하는 것은 갈등만 부추기는 것일 뿐, 합리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북도는 잼버리 대회가 끝난 뒤 7~8월간 해당 건물을 농산물 판매소로 활용했으나, 한시적 운영에 그쳤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