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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값으로 금싸라기 용산 땅 사세요"…용산 주민들 신났다는데

입력 : 2025.05.15 09:47 | 수정 : 2025.05.16 11:55

[땅집고]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일반 시민이 소액을 투자하고 개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서는 일부 부동산을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로 개발하고 지역 주민에게 우선 청약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땅집고]서울 용산구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조선DB

서울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사업비 51조원 규모 초대형 프로젝트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야드처럼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에 업무·주거 복합 건물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대 용적률 1700%, 100층 높이 랜드마크 빌딩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 서울 ‘금싸라기 땅’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지역상생리츠 도입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내 ‘지역 상생 리츠’ 도입을 제안했고, 서울시는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상생 리츠는 지난해 정부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도입하기로 한 새로운 리츠 투자 방안이다.

국토부는 부동산의 이익이 지역 주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 중심의 지역 상생 리츠를 도입하기로 하고 작년 5월부터 연구용역을 시행했다.

리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회사(PFV) 등과 달리 다수의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받아 임대 수익이나 매각 차익을 배당하는 구조다. 현재 상장리츠들은 공모가가 5000원 정도로 커피 한 잔 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다고 홍보되기도 했다.

특히 정부가 개발 사업에 한정해 추진하는 프로젝트 리츠는 리츠가 부동산 개발부터 운영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법은 오는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의 개발 리츠들은 지역에 구분 없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리츠 주식을 공모한다. 앞으로 지역 상생 리츠가 도입되면 국토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리츠에 대해 특정 지역 거주민에게 우선 공모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해당 용지를 4개 블록, 20필지로 나눠 개발한다고 밝혔다. 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직접 개발하는 한 두 개 필지에 지역 상생 리츠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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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리츠 지분의 최대 30%까지 우선 청약권을 부여하고 투자한 주민들이 부동산 임대 수익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역 주민과 개발 이익 공유…투자금 손실 리스크 대비해야

지역상생리츠는 개발 이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지역과 개발 사업 간의 상생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거론된다. 리츠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은 38%로,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인 3.5%에 비해 높은 점도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개발이 어려워진 경우 지역 주민의 투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역 상생 리츠 구조를 설계할 때 리스크를 방지할 대책도 함께 세워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금처럼 공사비가 상승하고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개발 사업이 지연되거나 분양에 실패하는 경우 배당금이 축소되거나 미지급될 우려가 있다. 부동산PF는 개발 실패 시 시공사와 시행사, 신용공여를 한 신탁사 및 금융기관 등이 손실을 떠안지만, 리츠는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이 전가된다.

또 부동산 임대 사업의 성격상 수익을 보는 시점이 수년에서 수십년쯤으로 장기화할 수 있단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강한 점도 수익을 발목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상생 리츠라도 부동산 개발에는 PF와 같은 성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출 기관의 경우 손실이 전제 반영되거나 회수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며 “운영 중에 부동산 담보가치가 하락하는 것에 어떻게 대비할지, 고금리 국면에서 금융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해 촘촘한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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