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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아파트 싹 접자, 영업익 30% 쑥…대보건설이 택한 반전 전략

입력 : 2025.05.15 06:00

[위기의 건설업, 활로는 있다] 공공에 올인한 대보건설, 2년 연속 ‘1조 클럽’ 성과

[땅집고]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보건설은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보건설은 수익성이 크게 약화한 주택 부문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공공 부문과 토목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업계에선 건설업과 함께 유통사업을 아우르는 다각화한 사업 구조가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땅집고]대보건설 CI. / 대보건설

■ 불황 속 ‘또’ 매출 1조원 돌파, 영업이익 30% 성장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보건설의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1조434억원으로 전년(9627억원) 대비 8.4% 증가했다. 매출 증가폭은 807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2023년 148억원에서 2024년 193억원으로 30% 성장했고, 법인세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79억원으로 127%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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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건설의 주력인 건설업 부문에서는 7831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7130억원) 대비 약 9.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분양수익이다. 2023년 141억원이었던 분양수익이 작년 576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이는 대보건설이 현대건설, 계룡건설산업, 동부건설과 함께 공급한 공공택지 분양 물량인 동탄 파크릭스의 수익을 반영한 결과다. 사실상 공공 부문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대보건설의 전략적 포커스가 잘 맞아떨어진 사례다.

유통사업도 대보건설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휴게소, 주유소, 세차장, 충전소 등으로 이뤄진 유통 부문의 매출은 2602억원으로, 전년(2498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대보건설은 남해안선 보성(상·하)휴게소 등 10여 곳을 운영 중이다.

휴게소 매출은 234억원에서 325억원으로 약 38.4% 늘었고, 주유소 매출도 2209억원에서 2222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세차장과 충전소 매출도 각각 2억8500만원, 52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보건설이 보유 중인 골프장도 매출이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경기도 파주시 서원벨리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서원레저의 2024년 순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뛰었다.

[땅집고]김성호 대보건설 대표이사. 토목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을 거치며 기술형 입찰을 통한 토목 전문가로 꼽힌다. / 대보건설

■ 다섯 번째 ‘1조 클럽’…주택 전면 중단, 공공·토목 집중

대보건설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작년이 5번째다. 2017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한 후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천안 골프장 관련 일회성 이익과 대구 신서현장 대손 설정(약 340억원)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2023년부터 공공 부문과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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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보건설은 자신들의 강점인 공공공사에 포커스를 맞춰 경영 안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보건설은 ‘공공 분야 강자’로 불린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국내 건설사 중 공공공사 수주 탑 10을 기록했을 정도다.

작년 9월 선임된 김성호 대보건설 대표 이사는 35년 토목 전문가로, 토목 등 공공 부문 강화를 통한 본업을 강조한다. 올해에도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대보건설은 최근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정부부산지방합동청사 신축공사’ 수주전에 참여해 극동건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업비 추정금액은 1010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또한, 금호건설과 협력해 서울 연신내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수주전에도 나섰다. 이 사업의 총 사업비는 2244억원 규모이며, 금호건설이 60% 지분을, 대보건설이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1순위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보미건설과 최종 수주를 두고 경쟁 중이다.

반면 민간 주택 사업은 전면 중단했다. 실제로 올해 대보건설의 주택 공급은 0건에 그쳤다.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민간 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과감하게 철수한 것이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민간 주택시장에서 대보건설은 후발주자였고, 공사비도 지나치게 올라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강점이 있는 공공 부문과 토목 사업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땅집고]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언제부터 썼는지 모르겠다”는 서류 가방을 옆구리에 끼었다. 그는 “오래됐지만 멀쩡해서 전국의 건설 현장과 휴게소를 방문할 때 여전히 애용한다”고 했다./조선DB

■대보그룹, 올해로 창립 45주년…’주력 계열사’ 대보건설

대보건설은 대보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다. 창업주인 최등규 회장이 1981년 대보실업을 설립한 이래 대보유통, 대보정보통신, 서원밸리컨트리클럽 등과 함께 사업을 확장해 만들었다. 대보그룹은 건설, 유통, 정보통신, 레저 부문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며 임직원 약 4000명, 매출액 약 2조원 규모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 최등규 회장의 차남인 최재훈 씨가 대보정보통신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세 승계가 본격화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대보건설은 장남인 최정훈 ㈜이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2018년 대보건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 지금은 밸류업 전문 플랫폼 회사인 ㈜이도를 경영하고 있다. 승계의 전형성에서 벗어난 이례적 케이스로 꼽힌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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