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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부동산 재벌' 알고보니 톱2 패션 업체.. 건물 6채 헐고 'LF타운'만드나

입력 : 2025.05.15 06:00

[땅집고] 국내 5대 패션기업으로 꼽히는 LF가 올해 4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 인근 건물을 40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매수로 LF가 신사동 일대에 보유한 건물만 6개가 됐다. 모든 건물이 서로 맞닿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LF가 앞으로 통합 재건축 등을 통해 신사동 일대에 ‘LF타운’을 조성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F, 강남 신사동에 보유한 건물만 6채…통합 재건축하나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F는 올해 4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명빌딩’을 400억원에 매입했다. 1992년 준공한 노후 건물로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2975㎡ 규모 중형급 빌딩이다. 입지 측면에서 보면 신사동 일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8차선 규모 언주로 이면도로에 있다. 현재 각 층마다 와인판매점, 골프연습장,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 사무실 등이 입주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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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만한 점은 LF가 이번에 매입한 대명빌딩이 현재 사옥으로 쓰고 있는 최고 9층 높이 언주로 대로변 본사를 비롯해, 현재 신사동 일대에 보유 중인 건물들과 모두 맞붙어있다는 점이다.

[땅집고] LF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에 사들인 건물들 위치. /이지은 기자

그동안 LF는 신사동 본사 인근 건물들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하나 둘 꾸준히 매수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과거 사명을 변경하기 전인 LG상사 시기, 1989년 현재의 본사 건물 자리에 있던 빌딩을 매수한 뒤 1996년 지하 3층~지상 9층 높이로 신축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본사 건물 뒷편에 있는 지하 2층~지상 6층 높이 신관을 2006년에, 인근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 별관을 2007년에 각각 매입했다.

2009년 들어서는 본사 맞은편에 있는 대지에 5층 높이 서관 건물을 신축했고, 2017년에는 본사 북쪽에 있던 삼영빌딩을 500억원에 손에 넣었다. 올해 대명빌딩 거래까지 합하면 LF가 신사동 일대에 보유한 건물만 6채가 된 셈이다.

강남권 일대 빌딩중개업체 관계자는 “통상 기업마다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고 강남권 건물 매입에 나서긴 하지만, LF의 경우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만 볼 수 없는 사례”라면서 “지금까지 보유한 건물 6채가 모두 맞붙어있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LF가 업무 효율성 등 목적으로 신사동 일대에 ‘LF타운’을 조성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LF, 패션 넘어 부동산·식품까지…다각화 실적으로 빌딩 사들여

LF가 신사동 일대에 수백억대 빌딩들을 꾸준히 매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실적 호황에 있다.

2006년 설립한 LF는 당초 LG그룹의 패션 부문 계열사였다. 2014년 그룹에서 분리한 뒤 LF로 사명을 변경했다. 삼성물산,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한섬과 함께 국내 5대 대형 패션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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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의류 소비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변화하고, 이런 온라인 플랫폼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대형 패션 기업마다 실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LF의 경우 2018년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해 부동산 금융 부문에 진출하고, 2019년에는 육가공 제조업체인 엘티엠푸드를 인수해 식품 부문으로 발을 넓히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덕분에 다른 기업 대비 실적 방어력이 탄탄한 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2024년 한 해동안 매출액 1조9563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전년 대비 3%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1261억원으로 같은 기간 120%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영업이익이 1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4% 감소하고, 한섬은 723억원으로 48.4% 내리면서 반토막 수준을 기록했으며, 코오롱FnC패션부문이 164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하면 63.7% 줄어든 영업이익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비교하면 LF 실적 호황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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