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12 17:27 | 수정 : 2025.05.15 15:29
[땅집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구와 경기 분당에 있는 오피스들을 줄줄이 매각하며 자산 리밸런싱에 돌입했다. 서울 및 분당 핵심 업무지구에 건물이 위치해 있어 매입 당시보다 약 20~30% 이상의 높은 시세차익 실현이 기대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부 매물 투자에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 논현동 두산건설 사옥 매각 나서…매각가 ‘4000억원대’ 예상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두산건설 본사 사옥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부동산컨설팅펌, 회계법인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발송했다.

지난 2020년 이지스자산운용이 2360억원에 인수한 두산건설 사옥은 포트폴리오 편입 5년 만에 다시 거래 시장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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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서울 강남구 언주로 726에 있으며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3만9874㎡ 규모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하 1층~지상 2층, 지상 7~20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이 보유 중이다. 두산건설은 2028년까지 마스터리스(책임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
당시 매입가격이 2360억원 수준인데, 강남 한복판 빌딩이어서 3000억~4000억원대에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강남권역(GBD) 오피스의 평당 평균 거래가격은 3718만원으로 전분기보다 4%(315만원) 상승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와함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중소규모 빌딩 3곳을 매각할 예정이다. 지난 2020~2021년 펀드를 통해 매입한 3개 빌딩은 ‘티맥스소프트 수내타워’(약 700억원), ‘후너스빌딩’(약 600억원), ‘탑빌딩’(약 600억원)이다. 총 1900억원 수준으로 이 건물들도 매입 당시보다 20% 이상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티맥스소프트 수내타워’(연면적 1만6579㎡·약 5010평)는 2011년에 준공된 지상 12층, 지하 5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으로 2018년 티맥스그룹이 본사로 이전하면서 주요 임차인으로 입주했다. 분당구 수내동 수내역에 있는 ‘후너스빌딩’(연면적 9914㎡·3000평)은 하나자산신탁이 리츠를 통해 보유하고 있었으며, 2021년에 이지스자산운용이 인수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의 성남 오피스가 후너스빌딩 8층에 입주했다. ‘탑빌딩’(연면적 1만2182㎡·3685평) 은 2018년 이지스자산운용이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한 후, 2022년 3월 약 579억원에 다시 사들인 빌딩으로 분당선 야탑역 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 오피스 시장도 양극화 심화…핵심 임차인 계약기간, 공실률 따져봐야
4개 빌딩 모두 수도권 핵심 업무지구에 있는데다 우량 임차인이 입주해 매각가를 더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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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건물의 경우 핵심 임차인인 두산건설과의 마스터리스 계약이 앞으로 3년 뒤인 2028년에 종료될 예정이며, 계약 연장 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내역과 서현역 인근 오피스들의 보증금과 월임대료가 평균 4~5%씩 인상하는 추세지만, 최근 분당권역에 오피스 매물이 증가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서현역 주변의 분당스퀘어, 분당예미지빌딩, 분당퍼스트타워 등의 오피스에서 공실이 발생함에 따라 올해 1분기 분당권역 전체의 공실률은 2%로 2023년 이후 처음으로 2%대를 넘어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과 외곽지역 업무지구간 자산 가치 양극화가 심화하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며 “판교를 제외한 분당 지역에서는 최근 중대형 오피스 매물이 증가세인데다가 주요 임차인이었던 스타트업 등의 업종들이 공유오피스로 이전하는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당분간 공실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