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10 06:00
[땅집고]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이 국민평형(국평) 15억원 시대에 재진입했다.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 센터피스’,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84㎡ 실거래가는 나란히 15억원을 넘어섰다. 길음뉴타운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수요가 있는 곳이다. 서울 3대 업무지구(강남·광화문·여의도) 중 광화문이 가까워 직주근접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지하철과 백화점, 대형마트, 학교를 모두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 15억원 시대 재진입한 길음뉴타운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센터피스’ 전용 84㎡은 올해 3월 15억6500만원(22층)에 팔렸다. 이는 직전 거래가격 14억5000만원(36층) 보다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 단지 역대 최고가는 2021년 9월 거래가격인 16억4700만원(13층)이다. 현재 매매 호가는 14억5000만원~17억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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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 편 단지인 ‘롯데캐슬클라시아’ 30평대도 최근 15억원 선을 돌파했다. 전용 84㎡가 이달 초 15억4000만원(30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올해 2월 14억8000만원(12층·32층)에 거래됐는데, 이보다 5000만원 넘게 상승했다. 역대 최고가는 2021년 8월 거래가격인 16억2000만원(18층)이다.
이들 단지는 전세가도 오름세다. ‘래미안 센터피스’ 전용 84㎡ 전세 시세는 8억원 선이다. 현재 전세 호가는 8억3000만원부터 나와 있다.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84㎡ 전세 보증금 시세도 8억원 ~8억5000만원 선이다. 이는 1년 전 전세 시세보다 약 1억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 ‘대장주 이유 있네’…역세권·몰세권 신축 아파트
두 단지가 ‘성북구 대장주’ 별명을 얻은 가장 큰 이유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래미안 센터피스’는 2019년 11월 입주했다. 최고 39층, 2352가구 대단지다. 길음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2022년 1월 입주한 신축아파트다. 최고 37층, 총 2029가구다. 서울 1기 뉴타운 사업지인 길음뉴타운은 2003년부터 아파트가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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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탄탄한 인프라라는 장점이 맞물렸다. 두 단지 모두 4호선 길음역과 대형마트, 초등학교를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한다. ‘롯데캐슬 클라시아’의 경우 현대백화점 미아점과 맞닿아 있어 단지 내 상가처럼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도서관과 수영장이 있어 웬만한 여가 생활을 길음뉴타운 안에서 해결 가능하다.
이러한 인프라는 이 일대가 뉴타운 사업을 통해 들어선 곳이라서다. 성북구 길음동 일대는 일제 시대만 하더라도 공동묘지가 있던 곳이다. 한국 전쟁 이후에는 언덕을 따라 무허가 판잣집과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했다. 아직도 이 곳을 대규모 달동네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그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선 후 추진했던 뉴타운 사업으로 인해 천지개벽했다. 서울시는 2002년 왕십리, 은평 등과 함께 길음을 ‘서울시 시범 뉴타운’으로 지정하면서 개발을 본격화했다.
■ 대장주 오르니 구축도 가격 오름세
대장주로 불리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길음뉴타운 시세가 서서히 조정받고 있다. 2007년 입주한 ‘길음6단지’ 전용 84㎡는 이달 중순 12억7000만원(14층)에 팔렸다. 3월 초 11억6000만원(14층)에 팔린지 한달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 2004년 입주한 ‘길음4단지’ 30평대 실거래가도 약 한달 사이 1억3000만원 상승했다. 2월 초 8억5000만원(9층)에 팔렸는데, 3월 중순에는 9억8000만원(10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길음뉴타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서울 부동산 경기가 다소 침체했지만, 길음뉴타운의 경우 아직 9억원 미만 아파트가 제법 있어 신생아특례대출로 집을 사려는 이들이 많아 수요가 꾸준하다”며 “광화문이 직장인 젊은 부부에게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길음뉴타운 거래량은 서울 전역에 비해 감소폭이 적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4월 거래량은 3728건으로, 전월(9785건) 대비 61.9% 하락했다. 성북구 길음동 4월 거래량은 82건으로, 전월(116건) 대비 29.3% 줄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