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09 06:00
[땅집고] 디벨로퍼 신영이 올 하반기 광주광역시와 경기 양주시에서 총 6000가구 물량을 쏟아낸다. 건설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신영의 이례적인 공격적 행보가 관심을 끈다.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대형 시행사 중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번 신규 분양 성적에도 이목이 쏠린다. 청주 대형 사업을 계기로 대형 디벨로퍼 거듭난 정춘보 신영그룹 회장의 승부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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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방직공장 사들인 신영, 20년 전 청주 개발과 유사
신영은 광주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에 나선다. 광주 도심에 주상복합 단지와 복합 쇼핑몰을 동시에 조성된다. 공장이 이전한 유휴부지 29만8000㎡에 주상복합 4315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짓는다. 현대백화점그룹 복합쇼핑몰인 ‘더현대 광주’도 입점한다. 현대백화점은 이 프로젝트에 총 1조2000원을 투입한다.
광주 신축 아파트가 대부분 외곽에 몰려 있는 가운데 도심 내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올해 10월 착공 목표다. 2029년 하반기에 개발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시행자는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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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은 휴먼스홀딩스제1차PFV가 추진 중이다. 신영과 우미건설이 출자해 각각 지분 32.6%, 32.5%를 보유하고 있다. 휴먼스홀딩스(27.9%), 무궁화신탁(5%) 등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영은 2022년 11월 7400억원의 브리지론을 조달해 광주 전방·일신방직부지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9000억원을 조달했고, 만기 전 또 한 번 브리지론을 연장해 본PF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확보한 9000억원보다 적은 6030억원을 조달한 것은 현대백화점에 부지 일부를 2670억원에 매각, 브리지론 일부분을 상환했기 때문이다.
신영은 과거 섬유기업 대농이 보유한 청주 방직공장을 5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거단지와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했다. 청주지웰시티 사업은 2004년 시작해 2019년 10월 입주를 마쳤다. 미분양 누적으로 신영은 한때 창사 이후 최대 위기도 겪었지만, 위기를 딛고 일어섰다. 이번 광주 전방·일식방직 복합개발사업도 신영의 노하우를 담은 정춘보 회장의 야심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시행사 위기에도 매출·영업이익 동반 상승 신영
신영은 경기 양주시 덕계동에서도 하반기 아파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지면적 5만5591㎡에 지하 4층~지상 39층 10개동 규모 아파트 1595가구와 지식산업센터·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한다. 시공사 선정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은 2020년 말 옛 서울우유협동조합 공장부지를 1088억원에 인수했고 5년만에 공급에 나선다. 신영PFV제3호가 프로젝트 시행을 맡고 있다. 신영과 계열사들이 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신영의 공격적인 물량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여전히 분양시장이 침체 국면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신영 입장에서는 시장 수요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신영 관계자는 “광주와 경기 양중에서 예정된 사업장 분양을 앞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신영은 지난해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신영의 연결 기준 매출은 9753억원, 영업이익은 1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7%, 40.3% 증가했다. 3대 시행사라 불리는 MDM, DS네트웍스 중에서 실적이 가장 좋았다. 2021년까지 1조원을 상회했던 신영의 매출은 2022년 8052억원을 기록하는 등 감소세였으나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브라이튼’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브랜드 파워가 실적에 힘을 보탰다. ‘브라이튼 한남’을 개발한 신영한남동개발PFV에서는 매출 1395억원, 순이익 494억원이 발생했으며, ‘브라이튼 여의도’는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매출 2351억원, 순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