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07 10:00
[조성준 쇼골프 대표 인터뷰]
日 규슈 지역 성장률 1위 ‘사츠마 골프리조트’
한국 골프장 운영·문화는 일본식 모델
쇼골프는 진화한 ‘K-골프문화’ 역수출로 성공한 셈
[땅집고] “한국으로 치면 땅끝 마을에 붙어있는 외진 곳인데도 18홀 골프장을 운영해서 연 매출 100억 찍는다니 일본 현지에서도 다들 깜짝 놀랍니다.”
30년 가까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영업만 근근이 이어오던 일본의 한 골프장이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국내 골프 통합 플랫폼 ‘쇼골프(SHOWGOLF)’가 2023년 12월 인수한 ‘사츠마 골프리조트’ 이야기다.
日 규슈 지역 성장률 1위 ‘사츠마 골프리조트’
한국 골프장 운영·문화는 일본식 모델
쇼골프는 진화한 ‘K-골프문화’ 역수출로 성공한 셈
[땅집고] “한국으로 치면 땅끝 마을에 붙어있는 외진 곳인데도 18홀 골프장을 운영해서 연 매출 100억 찍는다니 일본 현지에서도 다들 깜짝 놀랍니다.”
30년 가까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영업만 근근이 이어오던 일본의 한 골프장이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국내 골프 통합 플랫폼 ‘쇼골프(SHOWGOLF)’가 2023년 12월 인수한 ‘사츠마 골프리조트’ 이야기다.

일본 가고시마현에 위치한 18홀 규모 골프장이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할 기세를 보이자, 일본 언론과 업계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 닛케이 신문과 TV 방송에도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사츠마 골프리조트는 지난해 규슈 지역 192개 골프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첫 해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성준 쇼골프 대표는 사츠마 골프리조트의 매출 급성장 원인으로 한국식 골프 문화의 접목을 강조했다. 빠른 운영과 플랫폼 기반 예약 시스템 등 한국 고객에게 익숙한 K-골프 문화를 일본 골프장에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조 대표는 “사실 한국 골프장 운영과 문화는 대부분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지만, 우리는 한국 만의 골프 문화를 다시 일본식 골프장에 맞춰 ‘역수출’한 셈”이라고 했다.
☞경매 초보도 돈버는 AI 퀀트 나왔다…땅집고옥션, 백발백중 투자법 제시
쇼골프는 2023년 일본 100대 기업인 다이와증권그룹으로부터 사츠마 골프리조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125만㎡ 부지의 대형 복합 리조트다.
다음은 조성준 대표와의 일문일답.
-일본 사츠마 골프리조트를 인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국내 골프장은 코로나 시기 폭발적 수요로 그린피를 포함해 부대 비용이 급증했다. 반면 서비스 만족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코로나가 끝나면 고객들이 가성비 골프장을 찾아 해외로 많이 떠날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일본 골프장 70여 곳을 넘게 다녔다. 그래서 비교적 따뜻한 가고시마 지역의 사츠마 골프리조트를 인수하게 됐다. 70여 개 객실과 온천까지 갖춘 종합 리조트 형태라 확장 가능성도 높았다.”
-일본 골프장 가격이 확실히 저렴한 편인가.
“쉽게 말해 국내 골프장 2~3홀만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일본 골프장 전체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많다. 심지어 가격이 저렴한 일본 지방 골프장 중에서 관리가 아주 잘된 곳도 많다. 가격도 싸고 골프장 컨디션도 좋은데 크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도쿄 도심과 인접한 골프장 인수는 고려하지 않았나.
“도쿄 주변을 먼저 둘러보긴 했다. 근데 겨울에 날씨가 확실히 추웠다. 사츠마 골프장은 가보면 제주도보다 더 따뜻하다. 겨울에도 기온 10~15도 정도다. 그래서 한국에서 추워서 골프를 칠 수 없는 겨울철이 성수기다. 해발 700m 고지에 위치해 여름엔 덥지 않고 시원하다.”
☞글로벌 단기 임대 운영 1위 블루그라운드 서울 상륙…30% 할인 프로모션 확인하기
-인수 이후 경영 성과는 어땠나.
“지난해 사츠마 골프리조트 매출은 전년 대비 41%, 영업이익은 100% 증가했다. 70여개의 객실 가동률이 무려 90%가 넘는다. 올 1분기엔 전년 대비 118% 매출 달성했고, 연 매출 1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18홀 기준 일본 골프장 평균 매출이 30억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세 배 이상이다.”
-일본 골프장의 가장 큰 매력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회원들은 1박 기준 골프 18홀 라운드와 식사, 숙박, 온천 등을 주중 10만원, 주말 12만원에 즐길 수 있다. 다른 휴양지 1박 숙박 비용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골프 뿐만 아니라 테니스장, 축구장, 수영장, 온천 등 리조트형 시설이 많아 가족 단위 고객이 사계절 내내 많이 찾는다”

-국내 골프장 그린피는 왜 이렇게 오른걸까?
“국내 유명 골프장 대표를 만나면 ‘그린피’는 그들의 자존심이다. 다른 골프장보다 가격이 낮다고 들으면 올리면 올렸지, 낮출 생각은 잘 안 하더라. 그런 상황에서 가격을 쉽게 낮출 수 있을까?”
-골프 이용객들이 보는 시각과 전혀 다른 것 같은데.
“그렇다. 수도권 골프장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면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러면 반감이 덜하지 않을까”
-기존 일본 골프장과 차별화된 운영 방식은 무엇인가.
“일본은 ‘천천히’, ‘정중히’가 기본 문화다. 일본에선 식사 포함해 18홀 골프를 치는데 평균 6시간 30분이 걸린다. 우리가 인수하기 전 사츠마 골프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평균 4시간 20분 걸린다.”
-시간을 어떻게 단축시켰나.
“한국식 ‘빨리빨리’ 문화를 도입했다. 체크인부터 식사 라운드까지 전체적으로 빠르게 운영한다. 아날로그 방식의 일본 리조트 체크인 방식을 QR코드로 간소화하면서 체크인 시간을 20분에서 30초 이내로 대폭 줄였다. 일본 회원을 중심으로 반발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 일본 젊은 고객들을 오히려 더 선호했다. 기존 일본 회원도 인수 후에 단 한 명도 안 빠졌다. 각종 불만, 애로 사항을 접수 후 빠르게 조치해서 해결하니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일본 골프장과 한국 골프장의 문화적 차이는 무엇인가.
“일본은 규범이 강하다. 예를 들어 클럽하우스에서 모자 벗기, 반바지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7~8월 한정으로 반바지 라운딩을 허용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관련 포스터도 제작했다.”
-해외 골프장 유사 회원권 사기 사례가 늘고 있는데.
“실소유자가 발행한 회원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현지 골프장 소유자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분양업자 말을 믿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중간 총판이 자신들이 소유한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안다. 저희는 쇼골프가 직접 인수해서 운영하고, 엑스골프 플랫폼에서 실시간 예약이 가능하고 후기를 확인할 수 있어 신뢰를 얻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 외에도 골프장 인수를 관심 갖는 지역이 있나.
“일본 골프업계에 한번 발을 들이니 신뢰도가 쌓였다. 일본 지방으로 갈수록 골프장 코스·관리 퀄리티도 좋고,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위탁운영 제안도 계속 들어오고 있어, 추가 인수도 검토 중이다. 베트남이나 태국도 관심이 많지만, 외국인이 골프장 소유권을 갖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생각이다.”
-쇼골프와 엑스골프를 소개해준다면.
“엑스골프는 실시간 골프장 예약과 이용 후기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이다. 다른 골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며, 소비자들에게 골프장 선택에 도움을 준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색다른 골프연습장 떠오른 쇼골프는 MZ세대 골퍼 성지로 자리 잡았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