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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믿고 수천만원 냈는데 속았다" 한화리조트, 회원권보다 네이버 예약이 싸다고?

입력 : 2025.05.02 06:00

[땅집고] “홈페이지에서 한화리조트 대천파로스 객실을 예약하려 했는데, 전 객실이 대기라고 떴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예약 시스템에서는 원하는 날짜에 빈 객실이 회원가보다 더 싸게 나와 있어요. 수천만원 주고 회원권을 살 필요가 있나요?”

[땅집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경남 거제 르 씨엘 객실 사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10여년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원권을 구매한 A씨는 최근 긴 연휴를 앞두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객실 예약을 알아보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의 리조트 전 객실이 ‘예약 대기’라고 뜬 것과 달리, 네이버로 찾아들어간 국내 숙박 플랫폼은 더욱 저렴한 가격에 해당 리조트 객실 예약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A씨는 “편리하고 저렴하게 리조트를 이용하려고 수천만원을 낸 회원에게 숙박 플랫폼보다 비싼 요금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여행 전부터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불쾌했다”고 말했다.

[땅집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원권 가격(왼쪽)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확인한 국내 숙박 플랫포의 제공 가격(오른쪽). /독자 제공(왼쪽), 네이버 예약 페이지

■ 한화리조트 회원권 가격보다 옆 사이트가 더 싸네

실제로 호텔스컴바인, 여기어때 등 숙박시설 플랫폼은 공식 홈페이지 가격이나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객실을 제공한다. A씨가 회원권을 보유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4월 말 기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원권 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봄 비수기 준주말(금요일) 회원권 객실이용요금은 16만8000원~18만1000원이다. 반면 B사는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14만원 초반에 객실 예약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T사의 경우 해당 객실을 13만원대에 제공했다.

일부 객실은 숙박 예약 플랫폼을 통해서만 이용 가능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같은 조건의 주말(토요일) 가격은19만6000원~22만1000원이다. 다만, 특정 날짜는 이미 풀부킹(예약 완료) 상태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해당 객실을 이용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가격은 20만원 초반부터다.

10여년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원권을 구입한 이모씨 역시 “숙박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더 저렴하다면 중고차 한 대 값을 주고 회원권을 살 필요가 있나”라며 “대기업의 회원권 장삿속에 이용 당했다”고 말했다.

[땅집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경주 담톤 리조트 객실 일부 모습. /한화호텔앤드리조트

■ “회원 등쳐먹기 논란? 숙박플랫폼 마케팅 때문”

한화 측은 숙박 예약 플랫폼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통상 리조트 운영사는 회원권 등 일부 물량을 제외한 객실을 플랫폼에 넘겨 이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한다. 플랫폼은 이를 통해 성수기에는 높은 마진을 챙기고, 비수기에는 손실을 떠안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회원 요금이 가장 저렴하고, 비회원 요금은 잔여 객실에 한해 더 높게 책정한다”면서도 “일부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마케팅 비용을 들여 객실 할인을 할 때가 있어 일시적으로 비회원 요금이 더 저렴해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한 호텔 관계자 역시 “아고다 등 숙박 예약 플랫폼에 나오는 객실 가격은 해당 플랫폼이 정하는 것”이라며 “한화나 대명소노, HDC 등 해당 리조트를 보유한 기업이 해당 플랫폼 가격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땅집고]강원도 춘천에 있는 대중제 골프장 파가니카컨트리클럽(파가니카CC)./파가니카CC

■ 전문가 “회원권 가입할 때는 王으로, 가입 후에는 나몰라라”

전문가들은 객실 가격 차이를 단순히 숙박 예약 플랫폼의 마케팅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다수 기업이 회원권 보유자를 우대하지 않는 기조가 깔려 있었기에 이러한 ‘가격 역전’ 상황이 나타났다는 시각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저렴한 숙박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회원권의 투자 가치가 더욱 낮아진 게 맞다”면서도 “국내 리조트 등 숙박시설 운영 기업 대다수는 무료 객실 제공, 회비 할인 등을 내세워 회원 가입을 유도한 다음에는 이렇다 할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회원권 시장 규모가 워낙 적고, 골프장 등 객실 예약 외 시설을 이용할 때는 회원권이 유리한 측면이 있어 시장이 나름대로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은 회원권 보유자를 상대로 ‘비싸게 방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기업이 판매한 콘도·리조트 회원권 상품 구매로 인해 손해를 본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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