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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꼴찌' 하나증권, '미분양' 대구서 40억 분양 강행, 이러니 실적이…

    입력 : 2025.05.02 06:00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1번지 옛 대구 MBC 부지에 오는 5월 분양을 앞둔 하이앤드 주상복합 ‘어나드범어’. 지하 6층~지상 33층, 총 5개동 규모로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 판매시설이 함께 구성되는 복합단지로 아파트는 136~242㎡ 604가구, 오피스텔 154실이 공급된다. 하나증권이 시행사 대구MBC부지복합개발 프로젝트금융회사(PFV) 핵심 주주로 참여해 지분 투자를 하고, 금융 주관사 역할을 하며 개발을 주도한 사업지다.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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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최근 이 주상복합의 분양가가 3.3㎡(1평)당 4500만원선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구 분양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렇게 될 경우 전용 136㎡(53평)는 23억원, 가장 큰 펜트하우스 242㎡(95평)는 무려 40억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대구 역사상 최고 분양가인데, 너무 비싸서 미분양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지난 3월말 기준 대구 전체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9177가구로 1만가구에 육박해가고 있다.

    이 주상복합 개발은 2021년 하나증권 등 금융회사가 출자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통해 대주단으로부터 총 9000억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켰다.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만약 미분양이 발생하면 하나증권의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손실을 몽땅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에서 오는 5월에 분양 예정인 '어나드범어' 완공 후 예상모습. /포스코이앤씨

    ■하나증권, 4대 금융지주 증권사 중 실적 최악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규모가 큰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수익이 가장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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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9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747억원으로 17.5% 축소됐다.

    작년 말 기준 하나증권의 국내외 부동산 관련 위험노출액은 약 4조7000억원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위험노출액의 규모가 78% 비중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위험노출액 중 국내 부동산 관련 브릿지론 비중은 낮은 편이나, 자기자본 대비 본PF 중∙후순위 비중이 11.2%로 다소 높다.

    현재 하나증권이 신용공여를 진행한 부동산PF 사업장은 분양 경기 침체 속에 전망이 밝지 않은 편이다. 하나증권이 1200억원 규모 브릿지론에 신용공여를 제공한 청주 장성지구 주택 개발 사업지는 최근 제일건설과 시공 계약 체결을 논의하며 본PF전환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 지방 미분양 사업장이 늘면서 사업성 저하 우려가 높아졌다.

    또 하나증권의 부동산 위험노출액 중 약 57%는 해외 관련 자산이다. 하나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비중은 45.5%로 높게 집계됐다. 하나증권은 2019년 주요 기관투자자로 위워크가 100% 임차한 아일랜드 더블린 ‘샤르몽익스체인지’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위워크의 파산 신청으로 건물가치 하락 우려가 있었고, 대주단을 설득해 지난해 6월 가까스로 대출 만기를 2년 연장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마가리타빌 리조트 타임스퀘어’ 호텔에도 메자닌 대출 형태로 약 86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코로나 펜데믹 이후 호텔이 파산신청을 하면서 하나증권은 투자자들에게 미상환 원금의 90%를 보상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 “추가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 잔존…대손 부담 증가할 것”

    업계에서 하나증권의 투자 자산 구성상, 국내외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한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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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부실 자산이 증가할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완화된 가운데, 2023년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을 선제적으로 인식했고, 2024년 사업성 평가 등을 통해 국내 PF 사업장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부동산 관련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중단기적으로 영업 환경 저하에 따른 수익 변동성 및 대손 부담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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