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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거품 꺼지며 무너진 상권..3채중 1채가 빈점포, 대형 서점도 폐점 쓰나미

입력 : 2025.05.01 06:00 | 수정 : 2025.05.07 15:07

[땅집고] “여기 재개발로 다 이주하셨잖아요.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이 확 줄어드니까 너무 힘들죠. 평일에는 1시간에 한 명도 안 들어와요.” (서울 은평구 연신내 로데오 상권 상인 A씨)

서울 은평구 연신내 상권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3호선 연신내역 1번 출구 인근을 포함한 주요 상권에서 연달아 공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역 내 대표 서점도 폐점을 결정했다.

연신내역 일대는 1020세대부터 5060세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유입되며 균형 있는 소비가 이뤄졌던 대표 상권이다. 연신내역을 중심으로 연서시장(2번 출구), 대조동 골목 상권(4번 출구), 연신내 로데오거리(6번 출구) 등 총 3개 구역으로 상권을 나눌 수 있다.

특히 연신내역 인근 로데오 거리는 한때 중저가 음식점과 의류점, 놀이방 등으로 유동 인구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물 1~2층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다수 걸려 있을 정도로 공실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메인 도로 1층 매물도 무권리로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땅집고]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 위치한 연신내문고가 영업을 종료했다./강태민 기자

지역의 상징적 공간이던 ‘연신내문고’도 지난 3월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이 서점은 2000년 개점 이후 약 25년간 연신내 주민은 물론 은평구 일대에서 문화공간 역할을 해왔으나,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을 결정했다. 약 150평 규모의 대형 서점이었던 만큼, 상권 침체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소규모 상가의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연신내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4년 2분기 기준 33%로 서울 전체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대비 4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땅집고] 2024년 2분기 기준 서울시 소규모 상가 공실률./그래픽=임금진

현장을 방문한 결과, 연신내 로데오거리 중심에 위치한 2층 상가는 통으로 비어 있었고, 맞은편 건물도 수개월째 공실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주로 오후 늦게 문을 여는 식당과 술집이 많아 대부분의 가게가 닫은 상태였다. 역 인근 및 로데오 거리 내 상가 매물을 합치면 1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권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대규모 재개발 이주가 꼽힌다. 현재 갈현1구역, 대조1구역, 불광5구역 등 연신내와 불광역 일대에서 2000여 가구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인근 거주민의 이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상권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장 상인들은 “코로나 시기에도 1층 공실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며 “최근에는 임차 문의조차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통 호재 선반영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역시 상권 약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상인 B씨는 “GTX 개통 기대감으로 몇 년 전부터 임대료가 올랐지만, 실제 상권 수요는 따라오지 못했다”며 “지금은 오히려 가게를 정리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전했다. 그는 “심지어 부동산 중개업소도 문을 닫는 상황”이라며 침체 상황의 심각성을 덧붙였다.

[땅집고]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상가 임대 문의./강태민 기자

실제로 2023년 분양된 연신내역 인근 오피스텔 ‘빌리브 에이센트’의 상업시설도 현재까지 분양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조성된 상업시설은 초역세권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완판하지 못한 것이다.

연신내는 3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더블역세권’에 향후 GTX-A 노선 정차가 예정돼 교통망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상권은 교통 개발 호재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소비력 회복, 특화 콘텐츠 확충 등 상권 내실을 강화하지 않으면 현재의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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