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30 15:12 | 수정 : 2025.04.30 15:20
[땅집고]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압구정 집값이 천장 없이 치솟고 있다. 구(區)단위 토허제를 시행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매매 15건 중 12건은 매매가격이 6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현대11차 17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3일 90억2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압구정2구역에 속한다. 재건축 기대로 인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2구역은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이하, 최고 65층, 2571가구(임대주택 321가구 포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강변 단지와 압구정역 초역세권으로 압구정에서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단지는 현대1ㆍ2차다. 이 단지 161 ㎡와 197㎡는 지난 24일과 17일 각각 90억원과 88억5000만원에, 161㎡는 지난 28일 80억원과 75억원에 팔리는 등 총 4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특히 90억원을 찍은 161 ㎡ 평형은 작년 10월 이뤄진 종전 최고가 대비 27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1976년6월 준공한 총 13개동 96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압구정 재건축지구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에 속한다. 최고 70층, 모두 5175세대 규모의 계획안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압구정4구역에 속하는 한양4차 209㎡ 지난 3일 82억원에 손바뀜 했다. 한양 1차(영동한양) 78㎡는 지난 12일 60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직전거래가인 올 3월 47억5000만원보다 12억5000만원 뛴 금액이다.
통상 ‘구현대’로 불리는 현대7차 157㎡는 지난달 31일 84억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작년 12월 65억8000만원에서 올 3월22일 77억5000만원으로 순차적으로 대략 10억씩 점프한 케이스다. 이 단지는 압구정3구역에 속한다. 이밖에 압구정5구역의 한양3차 162㎡는 지난달 25일에 68억원에, 압구정2구역의 신현대 9차 109㎡는 지난달 28일 60억원에 팔렸다.
지난달 토허제 재시행 이후 거래량은 줄었지만, 초고가 거래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임대를 주고 매매하는 ‘갭투자’는 불가능해졌으나, 한강변 입지, 학군, 인프라, 대표 부촌 이미지 등과 더불어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해 실거주 2년 의무를 감수하고도 진입하려는 수요가 이어진다는 풀이가 나온다.
현장에 따르면 토허제 직전까지 집주인들이 2, 3억원씩 올리며 수십건의 계약이 깨지면서 시끄러웠다가 다시 잠잠해진 상황이다. 압구정동 일대 익명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매수 문의가 조금씩 오는 중이고, 집주인들은 집값을 내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구현대 1,2차 65평 호가는 역대 최고가인 125억원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