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30 14:18 | 수정 : 2025.04.30 16:16
[땅집고] 과거 서울시장이 지정한 1호 역세권 청년주택이라고 홍보했던 노량진 사업지가 900억원대에 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총 300여가구로 청년주택 중에서는 규모가 큰 만큼 서울시가 계획했던 공급량에 타격이 줄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128-2번지 소재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지가 공매를 진행한다. 현재 고려직업전문학교가 들어서 있으며 토지 3790㎡와 건물 1만1544㎡를 일괄 매각하는 조건이다. 공매는 총 8회차에 걸쳐서 진행하고, 이달 28일 최저입찰가 911억원에 시작해 마지막 회차에는 508억원까지 떨어지는 구조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128-2번지 소재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지가 공매를 진행한다. 현재 고려직업전문학교가 들어서 있으며 토지 3790㎡와 건물 1만1544㎡를 일괄 매각하는 조건이다. 공매는 총 8회차에 걸쳐서 진행하고, 이달 28일 최저입찰가 911억원에 시작해 마지막 회차에는 508억원까지 떨어지는 구조다.

노량진 역세권 청년주택은 2019년 '서울특별시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서울시장이 사업 대상지를 지정한 첫 사례다. 기업인인 문상주 비타에듀 회장이 보유하던 고려직업전문학교 건물을 지하3층~지상18층, 총 299가구 규모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새로 짓는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면서다. 내부 유형별로 단독형 155가구, 쉐어형 80가구, 신혼부부형 64가구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사업지에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 혜택을 줬다. 먼저 2019년 2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용도지역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 이어 같은해 12월 지구단위계획 고시에선 상가 등 비주거용도로 개발 가능한 범위를 기존 지하 2층~지상 3층에서 지상 3층까지로 완화하고, 용적률도 기존 400%에서 430%로 상향하는 등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사업지와 관련해 자금 조달 문제 등이 터지고, 문 회장이 운영하던 기업마다 쇠락길을 걸으면서 노량진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이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전남 영광 출신인 문 회장은 온라인 강의 시대의 포문을 연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상경 후 고려검정고시학원을 설립해 첫 성공을 거둔 뒤 노량진 일대에 입시학원인 ‘제일학원’, 대입 재수학원인 ‘고려학원’ 등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에 들어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고려이앤씨를 설립하고 ‘비타에듀’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강의 사이트를 발 빠르게 열었지만, 2011년 수학 부문 일타강사인 삽자루와 계약 분쟁을 겪은 데 이어 영어 강사 이충권까지 이적으로 잃게 되면서 사업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문 회장의 노량진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대리하는 대신자산신탁이 이달 고려직업전문학교 건물과 토지를 통째로 공매로 넘기면서 사업이 최종 좌초됐다. 업계 관계자는 “노량진 역세권 청년주택의 경우 문 회장이 인허가를 수 년 전에 먼저 받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라면서 “브릿지가 계속 늘다가 올해 초 기준 600억원대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투자자를 찾지 못했고,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동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해당 사업지의 경우 인허가가 완료된 상태긴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일정 기간 안에 착공하지 못하거나, 자금난 등 여건으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용도변경·용적률 등을 상향받았던 인허가를 기존으로 되돌릴 수도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향후 공매 낙찰 결과가 나온 뒤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