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반포 원베일리보다 분양가 높았던 '강남 아파트'의 비참한 최후..반값에 통공매

입력 : 2025.04.29 13:39 | 수정 : 2025.04.30 09:00

[땅집고] 과거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 서울 강남 한복판에 분양한 초고가 도시형생활주택 ‘오데뜨오드 도곡’ 건물이 통째로 공매에 나왔다. 당초 1800억대에 공매에 나왔으나 계속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가격이 1000억대로 반토막 수준까지 낮아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이달 3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오데뜨오드 도곡’이 1073억4268만원에 공매를 진행한다. 도시형생활주택 84가구와 단지 내 상가 24실을 합한 총 108개호실을 일괄매각하는 조건이다. 한 마디로 건물이 통째로 공매에 나왔다는 얘기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에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 ‘오데뜨오드 도곡’ 조감도.

‘오데뜨오드 도곡’은 지하 6층~지상 20층, 총 84가구 규모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양재역까지 걸어서 10분 내외 걸리는 역세권이고, 2호선 강남역까지도 도보 15분 정도 거리로 멀지 않은 강남권 한복판 입지다. 시행은 도곡닥터스, 시공은 DL이앤씨가 맡았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이런 입지를 내세운 ‘오데뜨오드 도곡’은 호텔식 서비스와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 등을 적용하겠다며 2020년 하반기 3.3㎡(1평)당 7200만원대로 분양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강남권 초고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5300만원대였던 것보다 35% 이상 비싼 가격에 분양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최고가 단지인데도 주택형을 전용 31~49㎡로 모두 소형으로만 구성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각 주택마다 크기가 원룸에서 1.5룸에 불과해 사실상 2인가구가 살기에도 좁은 편인데, 분양가가 14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비싸 수요자를 찾지 못한 것. 결국 2023년 준공까지도 대부분 가구가 미분양됐고, 시행사가 대주단과 시공사 등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EOD(Events of Default·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

결국 ‘오데뜨오드 도곡’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통공매를 시작했다. 당초 최저입찰가가 1829억5000만원이었지만, 이후 줄줄이 유찰되면서 1073억원대까지 건물값이 떨어졌다.

올해 4월부터 진행하는 재공고에선 낮아진 가격부터 공매를 진행한다. 일정 및 최저입찰가는 ▲4월 30일 1073억4268만원 ▲5월 8일 1019억7550만원 ▲5월 14일 1000억원 등으로 책정됐다. 계약일에 낙찰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낸 뒤, 이로부터 45일 뒤에 나머지 90%를 잔금으로 내는 구조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2020년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라 강남권 일대에 비싼 분양가를 적용한 하이엔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생겨났던 시기”라면서 “하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이 가격을 받아줄 수요자가 사라졌고, 미분양 폭탄을 맞은 건물마다 공매에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부동산 금융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1000억대 가격으로는 ‘오데뜨오드 도곡’ 새 주인이 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