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8 17:09 | 수정 : 2025.04.28 17:23
[땅집고] 정부가 2029년 12월로 약속했던 부산 가덕도신공항 개항일이 사실상 무산됐다. 공항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공사 기간을 기존 계획 대비 2년 늘려달라고 요청하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공사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공사 기간을 기존 계획인 ‘착공 후 7년’에서 ‘착공 후 9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본설계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부지 조성에 드는 공사비도 기존 10조5000억원보다 1조원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맡겠다는 참여자가 2곳 이상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공고가 유찰돼, 재공고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다. 이 때문에 국가계약법상 시공자는 정부가 내걸었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따라서 업계에선 공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과거 공고가 수 차례 유찰된 점을 고려하면 정부 입장에선 현대건설 측이 사업을 포기할 경우 대안 사업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국토교통부는 기본설계안 접수 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만약 중앙건설심의위원회가 기본설계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게 된다. 그러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광회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부산시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정부 입찰 조건과 다른 108개월 공사 기간이 담긴 설계안을 제출한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는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고 추가적인 사업 지연이 없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