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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용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북아현2구역 700평 땅 되찾아 돈벼락

입력 : 2025.04.27 06:00

[땅집고] 을사오적 중 한 명으로 친일파를 대표하는 인물인 이완용의 증손자가 과거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땅 712평을 30억원대에 팔아넘긴 뒤 캐나다로 이민을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록에 따르면 이완용의 증손자 이윤형은 1997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545·546·608 일대 토지 총 712평을 재개발 업자 2명에게 매도하는 등 자산을 정리한 뒤 현금을 들고 캐나다로 이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완용 소유였던 부지를 정부가 환수했던 곳인데, 이윤형이 나라를 상대로 조상 땅을 찾겠다며 제기한 토지반환청구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되돌려받은 것이다.

당시 북아현동 일대 땅값은 3.3㎡(1평)당 400만~450만원 수준이었다. 시세를 고려하면 이윤형이 북아현동 부지를 팔아서 손에 쥔 현금이 30억원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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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은 2008년부터 북아현2구역으로 묶여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낡은 단독주택과 빌라가 빼곡하지만 앞으로 재개발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9층, 28개동, 2320가구 규모 대단지 새아파트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시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DL이앤씨 컨소시엄이 맡는다.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2구역 위치. /조선DB

북아현뉴타운은 위 2구역을 포함해 총 5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중 3개 구역이 재개발에 성공해 입주를 마친 상태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맞붙어있는 초역세권인 북아현1-3구역 ‘e편한세상 신촌’(2018년·1910가구)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4월 이 아파트 국민평형인 84㎡(34평)가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밖에 북아현1-1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 신촌’(2020년·1226가구) 같은 주택형이 올해 3월 15억5000만원에, 북아현1-2구역 ‘신촌 푸르지오(2015년·940가구)은 16억원에 각각 팔렸다.

[땅집고] 친일재산조사위 출범 이후 친일 재산 소송 결과. /이지은 기자

한편,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완용은 일제 강점기 당시 전국에 1801필지, 총 2233만4954㎡(676만8168평) 규모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5.4배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다. 조사위는 과거 친일파 168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2457필지 환수를 결정했는데, 이들이 보유한 토지 총합인 1300만여㎡보다 이완용 한 명이 손에 넣었던 땅이 1.7배나 많기도 했다.

하지만 조사위가 이완용 소유였던 사실을 파악해서 환수한 부동산은 1만928㎡로, 그가 보유하던 부동산의 0.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완용이 해방 전 땅 대부분을 팔아넘겨 현금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윤형 등 이완용의 자손들이 국가를 상대로 토지반환소송을 걸어 승소를 거머쥔 뒤 되찾아간 토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 이윤형 소유의 북아현2구역 땅이다.

친일파 자손들이 국가를 상대로 승소해 땅을 찾아갔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재판부를 향한 국민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친일파의 땅이라고 해도 법률상 근거 없이 재산권을 빼앗을 수는 없고, 지나친 정의 관념이나 민족 감정은 법질서에 반한다”는 의견을 밝히며 친일파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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