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5 06:00
[붇이슈] '이사만 3번’ 결혼 10년 만에 잠실 대장주 입성…누리꾼 "대단한 결단력"
[땅집고] 서울살이 10년 차 부부가 세 차례의 이사를 통해 결국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아파트를 매수한 후기글이 최근 인터넷 상에서 화제다. 이들의 결정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땅집고] 서울살이 10년 차 부부가 세 차례의 이사를 통해 결국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아파트를 매수한 후기글이 최근 인터넷 상에서 화제다. 이들의 결정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최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는 ‘결혼생활 10년. 잠실5단지 매수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하루 만에 조회수가 9000회에 육박하고 댓글만 70개가 넘게 달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을 경북의 작은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며, 서울로 대학을 진학한 후 안정적인 직장을 얻어 정착했다고 소개한 A씨는 결혼 생활 동안 2번의 매매를 거쳐 잠실5단지로 가게 된 여정에 대해 소개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서른다섯의 나이에 결혼해 관악구의 전셋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전세금 2억8000만원 중 8000만원은 대출이었고, 나머지 2억원은 부부가 함께 마련한 자금이었다. 당시에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만큼 무리해서 매수를 하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저축을 더 하자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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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3년간 저축을 이어가며 첫째 아들이 태어났고, 자산은 5억원을 넘기게 됐다. 집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 들 무렵,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상승세가 본격화했다. 아내의 직장과 가까운 흑석동 센트레빌2차 아파트는 늘 염두에 두고 있던 매물이었지만, 매매가는 순식간에 7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랐다. 결국 2019년 초, 잠시 조정기를 틈타 해당 아파트를 10억원 중반대에 매수했다. 대출은 4억2000만원을 활용했다. A씨의 인생 첫 ‘내 집 마련’이었다.
이후 둘째 딸이 태어났고, 가족은 ‘완성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될 시점이 다가오면서 교육 환경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흑석동의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송파구로 이사를 고려했다. 강남권 진입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넘고, A씨 부부는 2021년 흑석동 아파트를 17억원에 매도한 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를 21억원에 대출을 끼고 매수했다.
그러나 파크리오 매수 후, 부동산 시장은 조정기에 들어섰다. 2022년 말 파크리오의 매매가는 17억원까지 하락했고, 잠실5단지 34평도 19억원선까지 내려갔다. 많은 이들이 ‘부동산은 끝났다’고 말하던 시기였지만 A씨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판단했다. 규제 완화로 LTV가 0%에서 50%로 상향되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결국 A씨 부부는 파크리오를 약 4억원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했으며, 잠실5단지 35평형 아파트를 24억원에 매수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월에 34억7500만원에 거래 됐다. 2년여만에 10억이 폭등한 것이다.
A씨는 “현재는 대출 상환 부담이 크지만, 아이들이 웃으며 뛰노는 모습을 보며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잠실5단지를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미래의 자산이자 가족이 함께한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상징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자랐을 때, 엄마 아빠가 어떤 고민과 선택을 했는지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며 “우리가 걸어온 길은 결국 너희를 위한 길이었다고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투자가 목적이 아닌 가족을 위한 매입이 결국 투자 성공으로 이루어져 너무 다행이다” “심리상 손해보고 매도가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결단력인거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