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5 06:00
[땅집고] 신안산선 붕괴 사고와 실적 악화 등으로 이른바 ‘생존경영’을 선언한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이래 최초로 지난달 일반 직원들에게 정기성과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6월 정기 성과금 지급을 취소했으며 2016년부터 이어져 온 ‘가정의달’ 행사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25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월 일반 직원들에 대한 정기성과금을 미지급한 데에 이어 6월 정기성과금도 없다고 통지한 상태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지난 3월 사내게시판을 통해 “모든 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올해 회사는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며 “회사는 ‘생존경영’에 함께하고 특히 불투명한 경영실적 전망에 따른 성과금 재원 확보의 불확실성을 감안, ‘2025년 상반기 경영 성과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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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포스코이앤씨 측은 2016년부터 이어져 온 ‘가정의달’ 행사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6년부터 가정의달 맞이 선물 행사를 통해 임직원의 노고와 그 근간을 이루는 가족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자 매년 시행해 왔으나, 2025년 가정의달 행사는 잠시 쉬어 가고자 한다”며 “’생존 경영’에 따라 전사적 역량을 하나로 응집해야 하는 상황임을 전 임직원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실적은 좋지 않은 상태다.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0%에서 작년 0.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4억원에서 618억원으로 약 70% 감소했다. 건설사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통상 적정 수준을 90% 수준으로 보는데, 포스코이앤씨는 보면 2022년 89%, 2023년 92%에서 작년 94.2%까지 오른 상황이다.
작년 상반기부터 일반 직원들의 성과금 가지급 비율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결국 성과금 미지급까지 이어지며 올해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분위기다. 포스코이앤씨는 분기별 성과급 가지급 비율을 당초 월봉의 20%에서 월봉의 10%까지 삭감했다. 상무급 임원들은 급여를 자진 반납했다. 임원에게 스톡그랜트로 무상 제공하던 회사 주식 제도도 중단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상반기 성과금 하반기 성과금 지급 여부는 상반기 경영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고려해 추후 안내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점이다. 최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구에서 발생한 지하터널 붕괴 사고로 발생한 비용을 아직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 추가 재시공 비용을 실적에 반영할 경우 자금여력과 부채비율 등 전반적인 재무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신안산선 사업은 포스코이앤씨가 대표사로 참여하는 합작공사 중 최대 규모다. 총도급액 4조2784억원 중 포스코이앤씨 몫은 1조5000억원을 넘는다. 이 같은 대형 사고는 건설사 재무상황에 타격이 크다. 2021년과 2022년 광주에서 사고 두 건이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충당금 3377억원을 들여 후속 조치에 사용했다.
이후 HDC현산은 수주 부진 상황까지 겹치면서 공사 평가 금액이 대폭 줄어 2023년 시공평가순위에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겪은 GS건설은 재시공비 5500억원을 전액 손실로 반영하며 적자 전환했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