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3 06:00
[리츠 언박싱] 한 때 2000원 넘겼는데, 2년 내내 주가 900원대…케이탑리츠, 배당도 실적도 추락
[땅집고] “오세훈 테마주라더니, 시장 선거 때 반짝 오르다 말았네요.”
최근 상장리츠 케이탑리츠가 지지부진한 주가로 고전하고 있다. 서울 및 경기 지역 중심 상권에 있는 중소규모 상가와 오피스 등을 자산으로 담은 케이탑리츠는 최근 상권 침체로 상가 시장에 공실이 늘어난 탓에 주가가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케이탑리츠는 2012년 상장 최초 공모가 5500원으로 출발해 1100원으로 액면분할을 거쳤다. 한 때 이후 주가가 2000원대 이상 올랐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2년 내내 공모가보다 낮은 900원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이 리츠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테마주로 알려지며 등락을 반복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다시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최근 오 시장이 대통령 선거 불참을 선언해 주가 회복은 영영 좌절됐단 평가다.
[땅집고] “오세훈 테마주라더니, 시장 선거 때 반짝 오르다 말았네요.”
최근 상장리츠 케이탑리츠가 지지부진한 주가로 고전하고 있다. 서울 및 경기 지역 중심 상권에 있는 중소규모 상가와 오피스 등을 자산으로 담은 케이탑리츠는 최근 상권 침체로 상가 시장에 공실이 늘어난 탓에 주가가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 2년째 ‘주가 1000원’을 못 넘긴 케이탑리츠…‘오세훈 테마주’ 기대감도 물거품
케이탑리츠는 2012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주로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로 임대료를 수익기반으로 한다. 전국 서울 서초구 서초빌딩, 영등포구 미원빌딩, 인천 서구 완정빌딩, 경기 고양 화정빌딩 등 총 7개 오피스·리테일 건물을 리츠에 담았다. 지난해 기준 총 자산규모(AUM)는 2020억원으로 타 상장리츠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다.

지난 22일 종가기준 주가는 950원으로 액면분할한 공모가 1100원 대비 15% 하락했으며, 2016년 2300원 최고가와 비교하면 60%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배당금도 깎였다. 연 1회 배당하는 이 리츠는 2022년 3월 주당 108원을 배당했는데, 지난해 95원, 올해는 68원을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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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근 핵심지 상권이 침체해 상업용 부동산 건물에 공실이 늘고, 건물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주가가 지지부진해진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부동산별 평가 금액을 살펴보면 호황기인 2022년 3분기 기준 부산 쥬디스태화 본관빌딩의 경우 금액이 222억48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분기 225억8300만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인천 서구 완정빌딩은 81억4200만원에서 84억2800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보유한 건물의 공시지가는 지난 부동산 호황기 2022년 대비 낮아진 상황이다. 강남 핵심지에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빌딩(연면적 1388평)조차도 리츠사 공시에 나타난 평가금액은 올랐지만, 지난해 공시지가를 보면 1㎡당 1366만원으로, 2022년 1390만원보다는 낮아졌다.
경기 고양시 화정동 지하철 3호선 화정역 상권 대로변에 있는 화정빌딩(연면적 5219평)은 공실이 거의 없이 운영 중이지만, 공시지가는 2022년 1㎡당 870만원에서 올해 840만원으로 줄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몇 년째 둔화하고 있고 공실률 증가한 것, 임대료 성장 둔화 등이 케이탑리츠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해당 리츠에 포함된 건물 가치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해당 지역과 부동산 유형에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예측되면 리츠 주가는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케이탑리츠 관계자는 “2023년 AJ빌딩·AJ비전타워 매각을 진행하며 차익이 크게 발생해 많은 배당을 실시했고, 이후 부동산 매각으로 임대료 수익이 줄어 일시적으로 배당금이 감소했다”며 “공시지가가 하락한 건물들이 있지만, 서초빌딩과 화정빌딩의 경우 감정평가액이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각각 85억9400만원, 25억6500만원 증가해 건물 가진 가치와 잠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주주들에게 총 배당 32억원, 대표이사는 연봉 8억원 “사기다”
여기에 정치 테마주로 주목받았던 것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케이탑리츠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 테마주로 알려졌다. 실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진행되던 때 2000원대 이상 크게 오르기도 했다.
오세훈 테마주에 묶인 이유는 케이탑리츠 이명식 대표가 오 시장과 대일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동문 관계란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대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주가 반등의 기회도 사라졌단 평가다. 선거 등이 있을 때마다 단기적인 주가 자극이 있었지만, 실적과 큰 연결이 어려워 단기 급등 후 급락을 반복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주들은 지난해 주주 배당 총액이 3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표이사의 월급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명식 대표는 지난해 연봉을 7억9000여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약 3억8000만원에 성과급이 4억원 가량이었다. 빌딩 매각 차익에 따른 성과급이 지난 2년간 나눠 지급됐다. 여기에 이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가치 약 15억7000만원(154만9426주), 배당수익 1억5600만원 정도다.
리츠 종목 토론실 등을 살펴보면 주주들은 “부동산 정책주로 주목 받았는데 잡주가 따로 없다”, “대표이사 급여가 너무 높은 것 같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봉이 115억원(현대차그룹 지난 1분기 영업이익만 3조6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 높다”라고 올라왔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