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1 13:46 | 수정 : 2025.04.21 14:03
[땅집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가격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2월 일시적인 토허제 해제 당시 신고가를 찍었던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는 매매 거래가 뚝 끊겼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임 이후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이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토허제의 효과라고 단정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 아파트로 확대 지정한 뒤 아파트 가격이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집값 상승세 둔화가 토허제 확대 지정 효과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시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 3월 셋째주 0.83%에서 4월 둘째주 0.16%로 0.67%포인트(p) 낮아졌다. 서초구는 0.69%에서 0.16%로, 송파구는 0.79%에서 0.08%로, 용산구는 0.34%에서 0.14%로 각각 하락했다.

다른 통계에서도 아파트 가격은 안정된 모양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셋째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97%, 송파구 0.66%, 서초구 0.6%였다. 4월 둘째주에는 강남구 0.39%, 송파구 0.25%, 서초구 0.2% 등 상승폭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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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청·청담동) 지역 아파트 가격이 안정됐다는 평가다. 신고가가 속출한 송파구 잠실동의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은 토허제 재시행 이후 거래가 없었다.
조선일보 AI부동산에 따르면, 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은 국토부와 서울시의 토허제 확대 지정 발표(3월19일) 이전인 3월 12일 33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실제 시행일(3월24일) 직전인 23일에는 28억원까지 떨어졌다.
엘스 같은 주택형 역시 3월 8일 31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같은 달 22일 28억3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시행하는 지난달 24일을 전후로 비교하면 급감했다. 3월 1일부터 23일까지 1797건이었으나, 3월 24일부터 4월 18일까지 거래량은 31건이었다.
금리 인하 가능성,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 등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고려해야한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5일 4월 주택업경기전망지수를 전월 대비 11.5p 하락 85.5로 전망하며 “강남3구와 인접지역까지 확대된 토허제 재지정으로 인해 시장이 급랭되고 있어 이런 전망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상호 관세정책 추진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공급망 불안정 우려가 확산되는 등 시장 상황이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이달 18일까지 중개사무소 총 214곳 현장 점검을 한 결과 의심 거래 59건을 발견했다. 시는 잔금 지급이 완료된 12건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가족 간 차입금 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증여세 탈루가 의심되는 1건은 국세청에 통보했다. 조사 결과 위반자에 대해서는 실거래가 최대 10%에 해당하는 이행 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시장 혼선과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고 실제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