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1 09:08 | 수정 : 2025.04.21 14:39
[땅집고] 서울 강남 일대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재개발에 일명 ‘물딱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인 분양권, 입주권 불법 거래 시도가 감지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개포도시개발구역(구룡마을)과 분양권, 입주권 불법 거래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일부 거주민들이 지역주택조합을 설립하고,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불법 거래를 시도하고 있어 예방 차원의 발표다. 이 지역 개발이 처음 추진되던 2011년에는 주민대표를 주장하던 단체가 발급한 물딱지가 1500만원에서 최고 1억2000만원까지 거래된 적이 있다.
SH공사는 “최근 구룡마을 내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모집과 관련된 문의, 이른바 ‘물딱지’ 매수를 통해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행 규정상 불가능하므로 거래 시 막대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구룡마을은 SH공사가 직접 추진하는 개발사업이기 때문에 조합 자체가 설립될 수 없다”며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며 분양권, 입주권 거래 시도가 있다고 하는데, 최근 거래된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일부 거주민들이 활동하는 지역주택조합은 구의 인가도 받지 않은 단체”라고 설명했다.
구룡마을은 강남구 개포동 일대 위치한 곳으로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 중 하나다. 26만4500㎡, 축구장40여개 면적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쫓겨난 철거민들이 만든 무허가 판자촌이다. 행정구역상 강남구에 속해있지만, 1970~1980년대 강남권 아파트 개발과는 철저히 소외된 지역이다.
지역주택조합 설립을 추진하던 일부 구룡마을 주민들은 2024년 11월 구룡마을 초입에 5층 높이 철제구조물(망루)를 설치하고, 꼭대기 텐트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기도 했다. 거주사실확인서 발급과 재개발에 따른 토지 매입권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였지만, 경찰에 연행되며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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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30일 SH공사가 공고한 ‘이주대책 등 기준’에 따르면, 해당 사업구역 내에는 분양권 공급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분양권·입주권의 거래는 법적 처벌 대상이다.
구룡마을은 ‘서울시 고시 제2016-397호’에 따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며, SH공사가 사업 시행자로서 수용 또는 사용하는 방식에 의해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택법 제11조에 근거한 지역주택조합 설립은 불가능하다.
공공주택 특별법, 토지보상법, 이주대책 등 기준에 따라 분양주택 공급 대상은 ▲ 적법한 건축물 소유자 ▲ 1989년 1월 24일 이전의 주거용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이다. 그러나 구룡마을 내에는 이에 해당하는 대상자가 없다.

또 주택법 제65조에 따라 입주권 등 주택 공급 자격의 양도·양수는 명백히 금지돼 있다. 위반 시 입주권 무효 또는 공급계약 취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또는 이익의 3배)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SH공사는 구룡마을 거주민의 주거 안정 확보와 신속한 이주를 위해 ▲임대 보증금 전액 면제 ▲임대료 60% 감면(차상위계층 및 기초생활수급자는 임대료 100% 감면) 등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행복주택, 국민임대 등의 임대주택으로 임시 이주를 적극 안내, 독려하고 있다. 현재 총 1107가구 중 751가구가 선이주를 완료한 상태다.
개포도시개발구역은 현재 수용재결 마무리 단계다. 토지는 지난 2월 7일 수용 개시가 이루어져 SH공사가 소유권을 취득했으며, 지장물에 대한 수용재결도 오는 7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후 하반기부터 단계적 철거가 시작된다.
황상하 SH공사 사장은 “구룡마을에 빠른 시일 내 양질의 주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보상과 이주 절차를 신속히 진행 중”이라며 “일명 ‘물딱지’ 거래 등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설계 공모 결과에 따르면, 청년, 신혼부부, 노년층이 공존하는 3804가구 규모 자연 친화 주거 단지로 조성된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