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0 06:00
“서울시 상대 행정소송 진행중…위례신사선 지연 책임 묻겠다” | 김광석 위례신도시시민연합 회장 인터뷰
[땅집고] “위례신사선이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건 순전히 서울시 탓입니다. 노선 공사비를 더 높여서 GS건설에 혜택을 몰아주려는 속내까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 주거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났지만 정작 변변한 지하철 노선이 하나 없어 ‘반쪽짜리 신도시’라는 악명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정부가 신도시 계획 당시인 2008년 서울과 직결하는 위례신사선 전철을 개통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로 17년째 노선이 착공조차 못하고 있어 오죽하면 주민들이 국가에 사기를 당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땅집고] “위례신사선이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건 순전히 서울시 탓입니다. 노선 공사비를 더 높여서 GS건설에 혜택을 몰아주려는 속내까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 주거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났지만 정작 변변한 지하철 노선이 하나 없어 ‘반쪽짜리 신도시’라는 악명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정부가 신도시 계획 당시인 2008년 서울과 직결하는 위례신사선 전철을 개통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로 17년째 노선이 착공조차 못하고 있어 오죽하면 주민들이 국가에 사기를 당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위례신도시에는 위례신사선 건설을 비롯해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체가 여럿 생겨났다. 대표적인 곳이 위례신도시시민연합이다. 금융권에서 38년 근무 경력 보유자로,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2016년·976가구) 수분양자면서 2022년부터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김광석 대표가 창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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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위례신도시에서 만난 김 대표는 “위례신사선이 17년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건 순전히 서울시 탓”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을 들어봤다.
-위례신사선이 원래 계획과 많이 달라졌다고.
“맞다. 2008년 첫 등장한 위례신사선의 원래 명칭은 ‘송파~강북도심간급행철도’였다. 현재는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추진 중인데, 당초 용산까지 잇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일반 전철이 아니라 급행 노선이기도 했다. 위례신도시가 강남을 대체하는 굵직한 도시로 계획된 만큼 도심까지 급행으로 운행하는 전철을 놓아주려고 했던 것이다.
위례신사선이 민자사업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민간기업만 건설 비용을 투입하는 건 아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돈도 이미 투입됐다. 광역교통분담금으로 총 1조6861억원을 부담했는데, 이 중 2300억원이 위례신사선 사업 민자사원 재원으로 배정됐다. 하지만 노선 계획이 발표되고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이 분담금까지 다 낸 시점인 2014년, 국토교통부가 갑작스럽게 송파~강북도심간급행철도를 위례신사선으로 변경해버렸다. 황당할 노릇이다.”

-이후에도 위례신사선 민자사업 추진이 잘 안됐다.
“2019년 민간투자사업자 선정 공고에서 공사비 1조1500억원을 써낸 GS건설 컨소시엄이 위례신사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다. 당시 2021년 착공, 5년 공사를 거쳐 2026년 개통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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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시가 코로나19 핑계를 대며 GS건설과의 실시협약(공사비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단계)을 위한 협상을 1년여 동안 질질 끌었다. 다른 사업이라면 6개월 정도면 마치는 협상인데 유독 위례신사선만 안 해준 것이다. 당시 강남권 곳곳에서 위례신사선 신설역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쏟아졌던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 사실상 강남 표심을 노린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사비를 볼모로 협약을 미룬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이렇게 협약이 차일피일 늦춰지다보니 진짜 문제가 터졌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8% 오른 반면, 건설공사비지수는 51%로 상승폭이 세 배 가까이 클 정도다. 결국 2024년 6월 GS건설이 최초 공사비로는 수지가 안맞다며 우선협상자지위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위례신사선 사업이 백지화 수준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도 서울시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건설해 준다는데.
“재정사업으로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GS건설이 위례신사선에서 손을 뗀 후 재공고한 사업비가 1조8380억원이다. 그럼 서울시가 위례신도시 인구 13만여명 중 송파구에 해당하는 3만5000여명만을 위해서 이 돈을 쓴다는 말인가. 재정사업으로 진행할 경우 서울시가 국회로부터 예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노선상 정차역들이 기존 지하철역들과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중복 투자로 인한 불승인 결과가 우려된다.
더불어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위례신도시가 적격성 재검토를 받아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B/C값이 너무 낮아 노선 건설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크다. 과거 위례신사선은 민자 적격성 검사에서 B/C값 1.02로 겨우 통과했다. 당시에는 사업비라도 낮았지만 이제 2조원 가량으로 오른 데다, 위례신도시 남단에 2021년 8호선 남위례역이 개통했고 앞으로 트램까지 생길 예정이라 수요 나눠먹기로 인해 기준 미달로 탈락할 수 있어보인다.”

-그럼 위례신사선 사업은 결국 어떻게 될까.
“결국 GS건설이 맡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 모든 과정이 서울시가 과거 공고를 무효화한 뒤 GS건설이 더 높은 공사비로 위례신사선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물밑에서 지원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규 공고를 보면 GS건설 외 다른 건설사는 입찰 자체가 어렵도록 설정해뒀다. 최근 5년간 철도분야 공사 시공 누계 실적이 14.7km(위례신사선 길이) 이상이면서, 동시에 시공능력평가액이 사업비 100% 수준인 1조5338억원 이상 건설사만 입찰할 수 있도록 한 것. 반면 과거 동북선 공고는 위례신사선보다 입찰 조건이 훨씬 느슨했다. 시공능력평가액이 4404억원 이상으로 사업비의 3분의 1 정도를 채웠거나, 노선 길이만큼의 시공 실적을 갖췄거나 둘 중 한 조건만 만족하면 됐다.”
-앞으로 대응 계획은.
“지난해 11월 서울시를 상대로 민자사업해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으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해 아직 진행 중이다. 위례신사선과 관련해 서울시가 행정적으로 저지른 과오가 많기 때문에 승산이 있는 싸움이라고 자신한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