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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적자' 교보자산신탁…PF부실 직격탄, 정비사업은 실적 '단 1건'

입력 : 2025.04.21 06:00

[땅집고] 교보자산신탁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사업 리스크가 현실화한 여파로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냈다. 책임준공형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정비사업 수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단독으로 시행한 정비사업 준공 실적이 1곳뿐인 데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당장의 체질 개선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연간 실적은 영업수익 1218억원, 영업손실 3120억원, 순손실 240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14개 주요 신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자산신탁 사옥./교보자산신탁

■ ‘최악의 적자’ 교보자산신탁, 책임준공형 사업 ‘손절’ 시작

신탁 업계에서는 교보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의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정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기존 신탁1~4본부, 신탁관리본부를 신탁1~3본부, 신탁솔루션본부로 축소 개편했다. 이 중 신탁솔루션본부는 부실, 문제 사업장 관리를 맡은 부서로 책임준공 사업장 정리에 힘쓰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주요 신탁사 중에선 가장 늦은 2020년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에 뛰어든 교보자산신탁이 5년여 만에 사실상 철수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이 지난해 말 기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사업은 총 27건 진행 중이다. 이중 미이행된 12건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한도는 5316억원인데, 실제 투입된 금액은 360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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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계정대는 지난해 7912억원으로 2023년 4404억원 대비 3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신탁계정대란책임준공 사업비 조달 목적으로 빌려준 대여금의 일종이다.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사업장이 부실해지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돼 이익이 감소한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이자로 249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으로 3475억원을 설정했다.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으로 얻은 수익보다 손해다 더 크다는 의미다.

재무상황은 그만큼 악화됐다. 차입금의존도는 2024년 30.8%로 전년도(2023년) 6.4%에서 급증했다, 부실자산인 고정이하자산비중은 2023년 38.2%에서 2024년 72.8%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자산신탁은 타 신탁사보다 비교적 늦은 2020년부터 책임준공형 사업에 뛰어들어 미분양 리스크가 큰 사업장 위주로 수주했다”며 “PF 위기로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책임준공형 ‘손절’이 시작된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땅집고]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뉴시스

■ ‘새 먹거리’ 정비사업, 준공 실적은 ‘1곳’-건정성 규제 장애물

책임준공형 사업 축소에 맞춰 교보자산신탁은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수주 상황은 양호하다. 지난 3월 경기 군포시 금정2구역 재개발 사업을 포함해 1000억원에 가까운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인지도도 중요한 도시정비사업에서 교보자산신탁의 수주 실적은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정작 중요한 준공 실적은 아쉽다. 현재 교보자산신탁이 관리 중인 정비사업장은 약 20곳이지만, 단독 시행해 준공한 단지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대우연립’(북수원하우스토리) 1곳밖에 없다. 도시정비사업에서 가장 큰 수익원인 신탁 보수는 준공 단지의 분양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의 토지신탁 보수는 491억원인데, 분양대금으로 발생한 금액은 15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자금, 계약 관리, 행정 지원 등 신탁사업의 관리업무 수수료로 발생했다.

여기에 7월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업 건정선 강화 규제가 정비사업 확장의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토지신탁 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예상위험액이 신탁사의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것을 금하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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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자기자본 대비 위험액 비율을 150%까지 허용하지만, 2026년 120%, 2027년 100%로 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리스크가 높은 책임준공형 사업 건정선 확보를 위한 규제지만, 사업 유형에 무관하게 적용하기 때문에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준다.

위험액 산출은 사업별로 담보인정비율에 따라 달라지고, 교보자산신탁의 자기자본 상황은 양호하다.지난해 자기자본은 5248억원으로 부동산신탁업계 평균인 4383억원보다 많다. 모기업인 교보생명의 유상증자 100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1780억원 인수 등 2780억원 유동성 공급 덕분이다.

다만 규모와 함께 리스크도 커지는 수도권 주요지역의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에는 제한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서는 신탁 방식 정비사업에 메리트를 주려고 하는데, 금융당국은 건전성 확보를 우선으로 내세워 난감하다”며 “위험액 한도가 있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보다는 중소형 알짜배기 사업 중심 전략을 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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