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19 06:00
[땅집고] 18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구성역에 내려 경기 용인시 플랫폼시티 현장에 도착했다. 구성역 주변으로 아직 허허벌판이지만, 서울 중심 지역까지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위치에 신도시급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됐다. 아직 인근 아파트 가격 흐름은 잠잠하지만, 교통, 개발 호재가 집값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지난 3월 11일 용인플랫폼시티는 착공식을 진행했다. 용인 기흥구 보정동, 마북동, 신갈동, 수지구 상현동, 풍덕천동 일대 272만9000㎡ 부지에 경제도심형 복합자족도시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주거(13.8%), 산업(16.4%), 도시기반시설용지(59.8%) 등을 조성하며, 계획인구 2만7000여명을 위해 1만여가구를 공급한다.
■ “GTX 개통 효과? 경기 침체 여파가 더 크다”

구성역 인근은 지난해 교통 호재가 있었다. 수인분당선만 지나던 구성역은 지난해 6월 GTX-A노선이 부분 개통해 서울 접근성이 좋아졌다. 수서까지 15분이 걸리고, 2026년에는 직결구간이 연결돼 서울역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2028년 완전 개통하면 삼성역까지 17~18분가량 걸릴 예정이다.
교통 호재에도 불구하고 인근 구성지구의 아파트 시세는 잠잠하다. 조선일보 AI부동산(☞바로가기)에 따르면, 마북동 ‘삼거마을 삼성래미안1차’(☞단지정보 알아보기)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2월 9억500만원에 거래됐다. GTX 개통 직후인 지난해 8월 9억2000만원에서 1500만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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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북동 ‘블루밍 더센트럴’(☞단지정보 알아보기) 84㎡ 지난달 7억88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8월 8월6300만원 대비 75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구성역 접근성이 좋은 ‘연원마을 LG자이’(☞단지정보 알아보기) 같은 주택형은 지난달 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지난해 7월 8억7500만원에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이다.
마북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래미안, 블루밍, LG자이 등이 구성지구를 대표하는 아파트이긴 하지만, GTX 효과는 이미 개통 전에 선반영됐고 이후 경기가 좋지 않아 오히려 시세가 내려갔다”며 “이제 서서히 회복하는 단계인데, 내년 GTX가 서울역까지 직결되는 시점에 가격이 다시 뛸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 엇갈린 ‘플랫폼시티’ 전망, “수지보다 못할 것” vs “용인 중심지 된다”
플랫폼시티 개발로 인접 지역인 구성지구 집값이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플랫폼시티는 토지보상 완료 후 1공구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2030년경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시티가 완성되면 용인의 핵심지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3기 신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사업으로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용인시의 각 생활권을 묶는 중심지역이 될 것이라는 낙관이 공존한다.
마북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플랫폼시티가 착공했다고 해서 요란한 분위기는 없고, 호재도 이미 집값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눈에 띄는 시세 상승도 없을 것”이라며 “1~3공구 쪽은 철거가 진행됐는데, 제대로 건물이 올라가는 등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어야 가격이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뿐 아니라 용인의 핵심지역인 신분당선 수지구청역 부근과 생활 인프라에서 차이가 크다는 평가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지구청쪽은 학원가, 상권이 형성돼 있어서 전세가율이 70%가량인데, 구성지구는 50% 수준이라 가격을 밀어올리는 힘이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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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시티가 미래 용인의 중심지가 되면 인근 구성지구 아파트 단지들이 핵심 주거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플랫폼시티 사업지 내 주거지역이 구성역과 멀다는 이유에서다. 구성역 인근으로는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아파트 단지는 사업지 북부에 집중됐다. 플랫폼시티 완공 이후에도 구성역세권 단지는 구성지구의 아파트뿐이다.
마북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플랫폼시티에 기업이 입주하면 5만5000개 수준의 일자리가 생기는데, 사업지 내 주거단지만으로 감당하긴 힘들다”며 “걸어서 구성역에 갈 수 있는 마북동 인근 구성지구 아파트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 중 1999년에 준공한 LG자이의 투자가치가 높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플랫폼시티가 완공되는 2030년경에는 인근 단지 대부분 준공 30년을 넘겨 재건축이 추진될텐데,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396가구로 규모가 작지만, 현재 용적률이 178%에 불과하고, 구성역까지 걸어서 5분 거리다. 경사로 인해 단지 내에서도 같은 주택형 가격차가 1억원 가까이 나는 대단지인 블루밍 더센트럴, 삼성래미안1차보다 비교적 부지가 평평하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오면 재건축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LG자이 매수를 추천한다”며 “구성역 인근이 용인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시세가 하락한 지금이 투자의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