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17 06:00
[땅집고] 최근 골프 시장이 침체 늪에 빠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 중 하나인 골프 인구가 크게 감소하면서 골프 관련기업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카카오VX가 운영하던 스크린골프 및 골프장 예약 플랫폼 등 골프 관련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골프장 예약 서비스 ‘스마트예약’과 스크린골프 브랜드 ‘프렌즈스크린’ 등의 운영이 종료되거나 사업 구조가 조정될 전망이다. 카카오VX는 2012년 설립된 스포츠 테크 전문 기업으로 카카오게임즈가 2017년 인수한 이후 골프 IT플랫폼, 스포츠 콘텐츠, 골프웨어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실적 부진으로 2023년 68억원 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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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아웃도어 브랜드인 크리스에프엔씨는 지난해 매출액이 3313억원, 영업이익이 121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각각 9.7%, 73.7% 감소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파리게이츠, 핑, 세인트앤드류스 등 해외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골프복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와 연령대별로 다양한 브랜드를 갖춰 골프 인구 증가와 함께 상승세를 탔으나, 2023년부터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크리스에프앤씨에 대해 골프웨어 시장이 침체 구간에 돌입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000원에서 7000원으로 22.2% 하향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부터 경기 위축으로 골프 인구 및 라운드수가 감소하며 골프웨어 시장 침체 구간에 돌입한 것이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며 “신규 브랜드 출시로 매출원가율이 8.7%포인트 하락한 것도 영업이익 부진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골프 브랜드를 아예 철수하고 신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키운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바꾸고, 사업 목적에 ‘스포츠마케팅 및 스포츠매니지먼트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스포츠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KLPGA 정규투어 유망주 이정민 프로를 시작으로 스포츠 경영 및 관리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골프복 시장 점유 1위 업체인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중이다. 이를 위해 이태리 하이드로겐, 스위스 마무트, 일본 앤드원더 등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수년 내 매출 1조원대의 종합 스포츠웨어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골프웨어 시장은 지난 2020년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호황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불황이 찾아오면서 비용 감당을 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비용이 많이 드는 골프 대신 러닝이나 등산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난 탓에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꾸준히 감소세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린피가 크게 상승해 골프 이용객들이 더 저렴한 해외로 빠져나가며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며 “골프장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