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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과천선, 하림 부지로 급선회? 시장과 회장 만남이 특혜 논란 자초하나

입력 : 2025.04.16 15:20 | 수정 : 2025.04.17 11:12

[땅집고] 정부가 추진 중인 위례과천선 노선이 기존 서울 서초구 우면동을 관통하는 대신 하림그룹이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양재동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앞을 지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천시장과 과천 지역 의원들이 요구하는 위례과천선 대안 노선은 하림그룹 개발 부지 앞을 지난다. 최근 신계용 과천시장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만남이 단순한 협력 방안 논의 차원을 넘어서 노선 계획 변경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땅집고]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난 10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만났다. 교통문제와 푸드테크산업 등에 관한 협력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천시가 요구하는 위례과천선 노선안이 하림그룹이 추진하는 초대형 복합개발 부지 앞을 지나 이들의 만남이 단순한 협력 차원은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10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만나 교통문제 해결, 푸드테크 산업 육성 등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과천시 과천지구와 주암지구는 하림그룹의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구역과 인접해 있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로 물류단지와 아파트·오피스텔·오피스·백화점·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사업비만 6조8712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주거시설 분양 물량만 2000가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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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한 위례과천선의 최적 노선안(1안)은 과천에서 서초 우면동을 지나 수서를 잇는다. 우면동 공공주택단지를 경유하도록 돼있다. 우면동 선암IC 일대는 지하철이 없어 주민들은 버스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1안으로 건설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땅집고] 수도권 광역철도 '위례과천선' 입지 대안의 비교검토 표. 1안(빨간색)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을 지나고 2안(양재동)의 경우 하림그룹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앞을 지난다./국토교통부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과천시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2안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과천 주암지구·과천지구를 경유하도록 노선 조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1안이 우면동을 지나는 것과 달리 2안은 양재동 양재IC 쪽으로 급격하게 꺾어서 지난다. 만약 2안으로 확정하면 양재동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하림그룹에겐 그야말로 대형 호재다.

과천시의 요구안은 위례과천선이 하림그룹 개발부지 바로 앞으로 지하철이 관통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하림과 과천시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과천시장과 하림그룹 회장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초 하림그룹 양재동 개발사업 용적률이 400%였는데 800%까지 높여줬다”며 “유력한 노선안까지 바뀌어 지하철까지 들어서면 민간 사업자는 엄청난 이익을 볼 것”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략 및 환경영향평가 공고 자료에 따르면, 위례과천선은 호반건설 본사 인근 선암역, 양재AI지역특화발전특구 내 우면역, 양재시민의숲역을 지나도록 설계돼 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통과안도 양재동은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하림 부지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면 하림그룹의 양재첨단물류센터 인근 부지 가치가 높아진다. 교통망 확충은 향후 주거시설 분양에도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과 과천시 간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노선 변경 가능성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하림 개발부지 앞에는 이미 신분당선 만남의광장역 신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위례과천선까지 추가로 지나게 된다면 서울 대표 교통 요충지로 거듭난다.

위례과천선은 Y자 모양으로 총연장 28.25km 길이로 16개 정거장으로 구성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정부과천청사와 송파구 법조타운을 각각 잇는다. 2031년 개통 예정이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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