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15 16:20
[땅집고] “자유롭게 가슴 뛰는 삶을 사는 유랑자라더니… 결국 마포 아파트에 정착하네요.”
30대 부부가 전세금을 비롯해 그동안 모아둔 돈을 주식에 투자하며 해외 곳곳을 떠도는 영상을 제작해 구독자 25만명을 끌어모았던 유튜브 채널 ‘유랑쓰’가 이달 돌연 운영 종료를 알렸다. 지난 5년여 동안 전세계를 유랑하던 생활을 끝내고 결국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정착하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30대 부부가 전세금을 비롯해 그동안 모아둔 돈을 주식에 투자하며 해외 곳곳을 떠도는 영상을 제작해 구독자 25만명을 끌어모았던 유튜브 채널 ‘유랑쓰’가 이달 돌연 운영 종료를 알렸다. 지난 5년여 동안 전세계를 유랑하던 생활을 끝내고 결국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정착하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유랑쓰’ 채널 주인인 이 부부는 결혼한지 1년 만에 직장 생활을 그만뒀다. 부인 임현주(36)씨의 경우 초등학교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지만, 업무가 성향과 잘 맞지 않아 조기 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셋집 보증금을 투자로 운용하면 투자 수익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보자는 일념으로 집을 정리한 자금을 모두 주식에 투자하면서 남편 김학민(38)씨와 유랑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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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세계 여행을 떠나면서 지낸 날들은 고스란히 유튜브 콘텐츠가 됐다. 평생 회사와 집을 오가며 자녀를 양육하는 평범한 삶과 달리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 두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오가며 자유롭게 해외를 여행하는 이들의 모습은 신선함과 부러움을 불러왔고, 부부가 나누는 소소한 대화에 친밀감을 느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유랑쓰’ 채널은 구독자 25만명을 보유한 굵직한 유튜브 채널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런 팬층을 바탕으로 임현주씨는 ‘유랑하는 자본주의자’라는 자서전을 펴내기도 했다. 책 표지에는 ‘자유롭고 가슴 뛰는 삶을 위한 경로 이탈 에세이’, ‘세상이 정해놓은 틀 밖에서도 우리는 부족함 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등 문구가 기재됐다.

하지만 최근 ‘유랑쓰’ 채널에 그동안 부부가 보여준 행보와 정반대 영상이 게시되면서 구독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많아졌다. 이들이 2년 전 미국 기차횡단 여행을 끝으로 귀국한 뒤 수도권의 한 전셋집에 정착했는데, 전세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다녀온 임장 콘텐츠 영상이 논란이 된 것.
부부가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를 최종 선택 후보로 고려했는데, 올해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등 마포구 전용 84㎡ (34평) 아파트 시세가 2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독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년여 동안 ‘유랑쓰’ 채널을 통해 행복은 안정적인 월급이나 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으며 위안을 얻던 구독자들이 사실상 2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매수할 능력을 갖춘 부부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낀 탓이다.

논란이 격화되자 ‘유랑쓰’ 채널은 부동산 임장 콘텐츠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낀 분들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설명문을 올렸고, 결국 이달 12일 ‘여행의 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아예 유튜브 운영을 그만 두겠다는 결말을 알렸다. 해외를 떠돌며 남들보다 자유로워 보이던 부부의 정착지가 결국 서울 부동산이 된 셈이다.
‘유랑쓰’ 채널 운영 종료 소식을 접한 구독자들은 평소 즐겨 보던 부부의 생활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워하며, 그들의 제 2의 인생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아무리 유명한 유튜버라도 친근함을 내세워 사랑받다가 결국 부동산을 건드려 나락간다”, “결국 인간이란 한 곳에 정착해서 남보기에 비싼 차, 비싼 집을 사고 재산을 자식한테 물려주는 안정된 삶이 최고인가 보다”라는 등 반응도 나온다. /leejin0506@ch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