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11 12:06
[땅집고] 강원도 영서지방에서 유일한 5성급 호텔이었던 원주시 ‘인터불고원주’가 이달 감정평가액의 반값 수준인 550억원에 공매로 나왔다. 영서지방 호텔 수요 부족,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급감 등 여파로 자금난을 겪다가 결국 공매 등록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이달 17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소재 호텔 ‘인터불고원주’가 최저입찰가 550억원에 1회차 공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감정평가액은 1209억2946만7280원인데,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 것이다.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이달 17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소재 호텔 ‘인터불고원주’가 최저입찰가 550억원에 1회차 공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감정평가액은 1209억2946만7280원인데,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 것이다.

‘인터불고원주’는 대지 2만5678㎡에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 2만8400㎡ 규모로 들어선 호텔이다. 부산시에서 1980년 설립해 원양어업을 시작으로 호텔업·건설업·골프업 등 계열사를 늘려간 인터불고그룹이 2010년 준공했다. 당시 강원 영서지방 일대에서 유일한 5성급 호텔이라 지역 주민들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인터불고원주’는 개관 이후 쭉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영업이익을 보면 ▲2020년 -33억1107만원 ▲2021년 -54억6998만원 ▲2022년 -22억5301만원 ▲2023년 -49억8033만원 등 줄줄이 적자 행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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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들어선 원주시에 마땅한 관광 자원이 없어 숙박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감 직격탄을 맞은 뒤 수익성 회복이 더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관할 때만 해도 5성급 호텔로 출발했지만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 시설 기준 등을 맞추지 못해 후반 3성급으로 강등됐다가, 현재 4성급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 호텔을 건립한 인터불고그룹이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자금난에 빠진 것도 영업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인터불고그룹은 창업주인 권영호 회장이 폐선 한 척을 가지고 원양어업을 하면서 설립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큰 수익을 벌어들이며 호텔업, 건설업(인터불고건설), 골프업(인터불고경산CC), 스포츠마케팅(IB월드와이드), 엔터테인먼트(인터불고기획) 등 사업군에서 총 20여개 계열사를 꾸릴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모사업인 원양·수산업이 쇠락길을 걸었던 데다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 부담까지 커지면서 현재 대부분 계열사를 정리한 상태다. ‘인터불고원주’ 소유권 역시 2021년 신한자산신탁(당시 아시아신탁)에 넘기고 현재 위탁 운영만 담당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인터불고원주’ 경영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졌지만 역부족이었다. 호텔 옥상에 4900여㎡ 규모 아이스링크장을 조성하고 동계 스포츠 대회나 아이스쇼 등 공연을 유치해 관광객을 불러모으겠다는 청사진이 나왔지만 입지적 한계 때문에 결국 실패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감정가의 반값에 등록된 만큼 ‘인터불고원주’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현재 호텔업 시장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원주시라는 입지가 운영자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인터불고원주’가 현재 550억원에서 수 차례 유찰된 후 더 낮아진 금액에나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